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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호 Apr 02. 2021

부자의 자격

-큰돈굴리는 사람들의 몇 가지 특징


“큰돈 번 사람은 자기가 확인한 것만 믿고, 

믿을 만하다고 판단이 서면 그때 가서 몰아서 투자한다.”

- 김민국 VIP 투자자문 대표


스물다섯 대학생 때 대학 동아리 펀드인 VIP 펀드를 만들어, 3년간 코스피 지수가 13% 오를 때 수익률 117%를 기록했던 인물이 김민국 대표입니다. 2003년 VIP 투자자문 회사를 설립해서 2013년에는 약 1조 6천억 원의 돈을 굴렸다고 합니다. 꽤 오래전 이분의 인터뷰를 읽고 메모해 놓았던 것이 있었는데, 인상 깊어 소개합니다. 


그가 큰돈을 굴리는 사람들을 살펴보니 몇 가지 특징이 있었다고 하네요. 그 하나는 ‘관찰력'이었습니다. 2000년 대 초반 냉온수기가 달린 정수기 보급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는데, 그때 부자들은 커피믹스를 생산하는 ‘동서식품'에 투자했습니다. 그러고 나서 2013년 무렵이 되니 동서식품 주가는 10년 전에 비해 25배 올랐습니다. 부자가 된 사람들은 세상의 변화를 유심히 관찰한 뒤, 그것을 ‘돈'과 연결 지었던 것입니다.  


또 한 가지 부자 중에서 세금에 둔감한 사람은 없었다고 하네요. 세전 수익금보다는 세후 수익금이 얼마인가를 체크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부자들이라는 것입니다. 틀린 말은 아닌 게 보통의 평범한 사람은 자신이 세금으로 얼마를 내고 있는지도 모르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부동산을 거래할 때는 얼마를 내는지, 소득공제는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모르는 사람이 정말 많지요. 


그러나 가장 중요한 한 가지는 부자들은 자신의 판단만 믿는다는 점입니다. 아무리 큰 기회라고 해도 스스로 확신이 없으면 투자하지 않는 게 부자들입니다. 부자들이 고집이 세기 때문이 아니라, 기회는 자신이 통제할 수 있을 때에만 유효하다는 걸 알기 때문이지요.  


우리가 공부한다는 건, 어떤 분야에 대해 제대로 이해한다는 것입니다. 제대로 이해할 때에만 그 영역을 통제할 수 있기 때문인데요, 어떤 분야건 공부를 하면 할수록 그 분야에 대한 통제력은 커집니다. 컴퓨터를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 컴퓨터는 그야말로 복잡다단한 기계지요. 언제 어떻게 고장이 날지, 언제 어떻게 먹통이 될지 알 수 없는 불안하기 그지없는 기계입니다. 그래서 어르신들은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마치 신줏단지 모시듯 다룰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혹시 망가지지 않을까 전전긍긍합니다. 그러나 컴퓨터를 제대로 공부한 사람은 다릅니다. 왜 문제가 생기는 지를 알고, 그 문제는 어떻게 처리하면 되는 지를 아는 사람은 컴퓨터를 장난감 다루듯 다루거든요. 자신이 통제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돈을 다루는 것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생각해 봤습니다. 공부를 하면 할수록 돈이 모이는 길이 보이지 않을까. 예측할 수 없는 천재지변과도 같은 불상사가 아니라면 평범한 사람이 보는 것보다는 훨씬 단순한 돈의 흐름이 보이는 것이 아닐까. 한 치 앞도 모르겠는 지리산 첩첩산중에서 길을 찾아내는 산꾼들처럼, 부자들은 복잡한 경제의 흐름 속에서 돈의 길을 찾는 사람들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니 다른 사람이 들려준 이야기는 자신의 판단을 위해 쓰일 수는 있지만 거기에 자신의 돈을 걸지 않는 것이겠지요. 길을 잘 모르는 상태로 산에 들어가면 크게 경을 칠 수 있다는 걸 아는 사람들인 것입니다. 자신의 판단을 통해 부를 손에 쥐는 것, 그게 부자의 자격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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