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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호 Apr 06. 2021

반복 훈련의 힘

- 우리는 얼마든지 나아질 수 있다.



뇌에는 세상에 대한 정보가 마치 ‘지도' 같은 모양으로 표현되어 있다고 합니다. 카이스트 김대식 교수의 설명으로 알게 되었는데요. 뇌에는 우리 인간의 몸이 괴테의 ‘파우스트'에 나오는 인조인간, 호문쿨루스처럼 그려져 있대요. 그런데 문제는 그 뇌에 그려진 호문쿨루스가 우리 몸의 생김새 그대로 그려진 게 아니라 ‘기능 위주로' 그려져 있다는 것입니다. 손이나 얼굴, 혀 같이 예민한 신체 부분들은 상대적으로 뇌 표면을 크게 차지하게 그려져 있는 반면 등이나 허리, 발 등은 둔감하고 그만큼 뇌에서도 작은 면적을 차지한다고 합니다.

 

더 중요한 건 우리가 살면서 다양한 경험을 하면 뇌의 가소성으로 인해 몸의 경험들이 우리 뇌 속에 그려져 있는 호문쿨루스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지요. 달리기를 좋아해서 많이 달리는 사람은 다리를 표현하는 영역이 늘어나고, 저글링을 오랫동안 연마해 온 사람은 호문쿨루스의 손 부분이 두꺼워집니다. 놀라운 건 원숭이 손에 막대기를 붙여놓고 지속적으로 사용하게 하면 호문쿨루스 손이 막대기 끝까지 연장되기도 한답니다. 검술의 어떤 경지에 이른 사람의 경우 칼이 몸에 붙어있는 것처럼 보이는 이유입니다. 그에게 검은 신체의 일부가 된 것이지요. 오랫동안 운전을 하면 차의 각 끝부분들이 몸의 한 부분같이 느껴진다고 하지요. 소위 1mm 주차의 ‘위엄'은 그런 원리에서 가능한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무언가를 배우고 습득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반복'이 아닐까 싶습니다. 오랜 반복을 통해 우리 뇌의 호문쿨루스에 어떤 일련의 동작이 반영되면 능숙해지는 것입니다. 아마도 타이거 우즈의 뇌 속 호문쿨루스는 손이 골프채까지 연장되어 있을 것이고 리오넬 메시의 뇌 속 호문쿨루스는 발에 축구공이 달려 있을 것입니다. 거꾸로 이야기하면 반복을 통해 뇌 속의 호문쿨루스에 반영되기 전에는 능숙해질 수 없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처음 시작하면 무엇이든 다 어렵게 느껴지는 것이 당연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얼마든지 나아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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