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호 Apr 27. 2021

"브로드웨이로 어떻게 가나요?"

- 아카데미상 수상자의 연기철학

윤여정 씨가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했습니다. 영화를 보고 나서 오랜 여운이 남았던 만큼 훌륭한 연기였고, 아카데미가 그것을 알아봐 준 게 참 즐거웠습니다. 마음으로부터 우러난 진심어린 축하를 보냅니다^^


작년 봉준호 감독의 수상 소감도 멋졌는데, 올해 윤여정 배우의 수상 소감 역시 우리 입가에 미소가 떠나지 않게 하더군요. '우리가 하는 일은 경쟁으로 등수를 매길 만한 일이 아니다. 노미네이트 된 모두가 각자의 영화에서 훌륭한 연기를 해냈다. 모두가 위너다.' '아들들이 일하도록 등을 떠밀었다. 이 트로피가 그 결과물이다. 고맙다.' 이런 멋진 입담이라니요. 시크한 할머니 배우가 입을 열 때마다 제 입에서는 '어쩜 저렇게 말씀을 잘하실까.'라는 말이 절로 튀어나왔습니다. 


가장 감탄했던 대목은 한국 기자들과의 기자 회견 장에서 어느 기자가 윤여정 씨의 연기철학에 대해 물었을 때였습니다. 그녀는 그 물음에 미국 사람들 사이에서 농담처럼 회자되는 유머를 인용하더군요. 


뉴욕 도심에서 브로드웨이를 방문하고 싶은 관광객이 지나가는 사람에게 물었답니다. 
"How to get to broadway?(브로드웨이 어떻게 가?)"
그러자 돌아온 대답이
"practice!(연습해!)"
였다는 겁니다. 


연기를 전공하지 않았기에 콤플렉스가 있었답니다. 그래서 다른 이에게 피해 주지 않으려 대사도 더 열심히 외웠고 연기에 대해서도 더 절실했다고 하지요. 연기가 밥줄이었기에 더더욱 노력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군요. 평생을 연기하며 살아온 노배우가 아카데미상을 받고 나서 그것이 가능하게 한 것이 '노력'이라고 말하는 것을 들으니 감동이더군요. 


영민한 재능도, 운도 있었겠지만 인생의 황혼에서 영광의 순간을 마주한 배우가 고백하는 노력의 가치, 그건 진심일 것입니다. 


절실하게 노력해야겠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현재의 나도 소중하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