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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호 May 10. 2021

화 안내기 연습

-병나지않을 정도로만!!

마흔으로 들어설 때쯤 '화'를 내지 않는 연습을 하기 시작했습니다.(연습을 시작한 겁니다. 지금도 화는 냅니다. 가급적 조금 내려고 하는 거지요.) 제가 아주 화를 많이 내는 사람이라서가 아니고요. 화를 내는 것이 저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가만 보니 화를 내서 이익을 보는 사람들이 있더군요. 첫째 부류는 반성이나 사과를 모르는 사람들입니다. 자신이 지나치게 화를 자주 낸다는 사실을 반성하지 않는 사람들은 그냥 계속 화를 내더군요. 세상으로부터 벌 받기 전까지는 절대 반성하지 않는 사람들, 그들은 어쩔 수 없이 화를 계속 내겠지요. 또 본인이 생각할 때 다른 사람들에게 지나치게 화를 냈다고 느껴도 사과하지 않는 사람들입니다. 아무도 그에게 왜 과하게 화를 냈냐고 질책하지 않습니다. 상대방의 성향은 절대 고칠 수 없는 반면, 앙심을 가지고 보복할 것임을 알기 때문입니다. 


둘째 부류는 행동이 사고를 앞서는 사람들입니다. 화가 난 상태에서 여러 일들을 저질러버립니다. 수 틀리면 상사에게도 막말을 하기도 하고요. 즉흥적으로 사표를 내 버리고 회사를 떠나기도 합니다. 그런 성격의 사람들은 조금만 같이 생활해보면 알 수 있지요. 대다수의 사람들은 이런 유형의 사람들이 화를 내면 대충 받아들입니다. 맞서 봐야 비상식적인 반응이 돌아올 것을 아니까요. 


반면에 평소에 화를 잘 내지 않고 자기 자신의 행동이나 말을 반성하고 타인에게 무례하지 않으려는 사람들에게 아이러니컬하게도 사람들은 말을 막 하고 함부로 대합니다. 그들이 자신에게 무례나 해악을 끼치지 않을 것을 알기 때문이지요. 한마디로 만만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마흔 무렵에 이걸 깨달았으니 무척 늦된 것입니다만, 그래도 그나마 그때 깨달아서 꽤 도움이 되었습니다. 


일단 화를 내지 않겠다고 생각하니 화가 나는 구간 시간이 줄어들더군요. 대신 왜?를 더 많이 생각하게 됐습니다. 만만해 보여서 무례하게 대하는 사람에게는 침묵으로 만만하지 않음을 가르치게 되었고요, 자주 비아냥거리거나 사람들 앞에서 망신 주려는 사람의 마음속에 자리한 '열등감'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남에게 무례하게 대하는 사람일수록 자신에 대한 무례를 참지 못한다는 것도 관찰하게 되었습니다. 자신의 분노를 참지 못해 무차별적으로 화를 터뜨리는 사람을 측은하게 바라보게 되었고요. 가장 중요하게 배운 것은, 화를 내는 사람 본인이 가장 고통을 받는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제가 나서서 고쳐주려 하지 않아도 세상이 그의 화를 고쳐주곤 하더군요. 


그럼에도 여전히 사람들의 무례와 비아냥거림, 험담은 화를 불러일으킵니다. 계속 수양해 나가야 하겠지요. 예전 글에서도 적은 적이 있는데, 화를 내는 것은 손에 불타는 석탄을 쥐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합니다. 놓아버리는 하루가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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