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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호 Jul 05. 2021

평가하지 말고 감탄하라!

- 누군가를 위한 칭찬, 또 다른누군가를 위한 비난

사람들 사이의 대화에서 유독 타인을 평가하는 사람들을 만나게 됩니다. 회사에서 업무상 주어진 일이라면 어쩔 수 없겠지요. 하지만 그냥 친구들끼리의 술자리에서나 직장 동료들이랑 잠깐의 대화를 나눌 때에도 끊임없이 상대방을 평가합니다. 외모도, 패션 감각도, 태도도 모두 등급이 매겨지지요. 그럴 땐 조금 듣기 거북합니다. 


두 가지 이유 때문인데요. 하나는 누군가를 평가하는 사람의 마음속에 들어차 있는 우월감이나 자만심, 또는 질투나 부러움 등이 보이기 때문입니다. 타인을 평가한다는 것은 평가 대상보다 자신의 역량이나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은연중에 전제합니다. 그래서 자신을 판관의 지위에 올리는 겁니다. 우월감이나 자만심이 아니라 질투와 부러움 때문인 경우도 있습니다. 사람은 종종 질투를 감추기 위해서 필요 이상의 칭찬을 퍼붓기도 하거든요.(젊었을 때 저도 그랬습니다.ㅠㅠ) 어느 쪽이든 평가 대상이 되는 사람들을 불편하게 하기는 마찬가지지요. 


또 한 가지 이유는 그와 같은 평가가 내편과 상대편을 나누는 행동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선생님이 두 학생을 앞에 두고 한 학생에게 '너는 참 예쁘고 공부도 잘하고 훌륭하구나.'라고 칭찬하면 나머지 학생은 좀 민망해집니다. 자신에게는 '넌 예쁘지도 않고 공부도 별로이니 좀 후지구나.'라고 말하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지요. 누군가를 위한 칭찬은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비난의 화살이 되어 날아올 수도 있지요.   


저는 이제 사람들이 만났을 때 평가하지 말고 감탄하려 합니다. 평가라는 것은 특정한 기준에 따라 사람을 나누는 것이잖아요. 당연히 비교를 전제로 줄을 세우는 것이지요. 하지만 감탄은 다릅니다. 상대방의 존재나 취향 그대로를 존중하는 방식이지요. 자기 자신도 수십 년 동안 평가에 시달려 왔으면서도 상대방을 자꾸 평가하여 살벌한 경쟁의 세계에 밀어 넣으려는 것은 적절치 못합니다. 사실 제가 몇 번 실험을 해봤어요. 남을 평가하는 버릇을 가진 사람을 제가 면전에서 평가해 본 적이 있거든요. 똑같은 기준으로요. 대체로 본인에 대한 평가에 대해서는 모두가 예민하고 관대하지 못하더군요.(장난스럽게 해 본 거였는데, 정말 필요 이상으로 예민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내로남불'의 대표적인 경우인 듯합니다. 사실, 우리 모두는 남을 평가하려 하는 성향을 조금씩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니 남을 비난하고 못되게 굴 생각이 아니라면, 평가하지 말고 감탄하기로 해요. 감탄은 여유 있고 편안한 마음에서 나오는, 상대방에 대한 전적이고 전폭적인 인정입니다. 그런 인정이 간혹 사람을 살리기도 합니다. 평가라는 칼을 휘두르지 말고, 감탄이라는 따뜻함으로 상대를 보듬는 하루가 되기를 바랍니다. 삶이 훨씬 덜 팍팍해지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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