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호 Jun 29. 2021

부드러운 것이 강하다

- 유연성에 대하여

"모든 고정된 패턴에는 적응 능력이나 유연함이 없다. 진실은 모든 고정된 패턴 바깥에 존재한다."
- 브루스 리


어릴 적 몇몇 하드락 그룹이나 헤비메탈 그룹에 심취한 학창 시절 친구들은 자신의 음악 취향에 성채를 쌓았습니다. 그 노래들과 그룹들 이외의 음악을 듣거나 부르거나 칭송하는 일은 '배교'에 가까운 것으로 취급했지요. 그로부터 2-30년이 지나 보니 그 친구들에게 음악은 '아집'의 다른 이름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알을 깨고 나온 새끼가 처음 본 대상을 엄마로 간주하고 따르듯, 그들의 젊음이 영접한 첫 음악을 절대화한 결과일 것입니다. 물론 어느 순간이 되면 세상과 화해하지요. 지금 그 친구들은 어딘가에서 트롯 음악을 흥얼거리고 있겠지요. 


하지만 때로 젊은 시절 자칫 끓어오르는 혈기 때문에 유연성을 잃고 자기가 쌓은 허위의 성채에 갇히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 성채를 벗어나지 않는 것이 의리이고 지조이며 일종의 순교라고 생각하기도 하지요. 하지만 세월이 지나고 보면 그건 자신이 흙바닥에 그려놓은 작은 원에 지나지 않음을 알게 됩니다. 스스로 그려놓은 원 속에서 십수 년을 살아가기도 하지요. 


기회는 유연성이 있어야 발견할 수 있습니다. 4차 혁명의 시대는 세상의 모든 것을 디지털로 변모시키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시대입니다. 앞서 나가며 그 시대의 문을 열 수는 없어도 바뀌어가는 세상을 조화롭게 받아들이려면 유연성이 필요합니다. 


"물은 유연하고 부드럽고 잘 휘어진다. 반면 바위는 단단하고 휘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물이 바위를 뚫는다. 무릇, 무엇이든 유연하고 부드럽고 잘 휘어지는 것이 단단하고 억센 것을 이긴다. 이것이 또 하나의 역설이다." 


노자의 말입니다. 유연한 것이 강합니다.  

작가의 이전글 바라는 것을 줄이니 감사할 일이 많아졌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