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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호 Sep 06. 2021

머슬폼

- 더 당당해지기 위한 심리 갑옷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라는 애니메이션이 있습니다. 저는 나이 반백이지만 애니메이션을 즐겨 봅니다. 요즘에는 넷플릭스나 라프텔 등을 통해서 원하는 애니메이션을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어 참 편리합니다. '덕후'까지는 아니고 '애호가' 수준의 저로서는 참 환경이 좋아진 것 같습니다. 어쨌든 저 길고도 긴 애니메이션을 아직 다 보지는 못했는데, 보던 중에 인상 깊은 히어로가 있었습니다. 주인공의 스승으로 나오는 올마이트라는 히어로인데요. 이 히어로가 사람을 구조하거나 빌런과 싸울 때 취하는 포즈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고요. 올마이트는 히어로로 활동할 때 온몸의 근육을 있는 대로 부풀린 포즈를 취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이름을 '머슬폼'이라고 지었더군요. 


올마이트가 머슬폼을 취하는 이유는 아마도 사람들을 구조할 때 안도감을 주고, 상대 빌런에게는 위압감을 주기 위해서인 모양입니다. 하지만 제가 보기에는 스스로에게 자신감을 불어넣기 위한 목적도 있는 것 같습니다. 애니메이션을 아직 안 보신 분에게는 약간 죄송합니다만, 그리 대단한 비밀은 아니니 여기서 공개하자면 올마이트는 자신의 힘을 제자인 데쿠에게 전해주고 더 이상 예전처럼 초능력을 사용할 수 없는 상태가 되거든요. 그럼에도 틈날 때마다 예전에 취했던 머슬폼 자세를 취하고는 합니다. 아마도 세상의 시선을 느낄 때마다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함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올마이트가 머슬폼을 취하며 빌런과 싸우고 사람들을 도와주는 모습을 보자니, 우리에게도 머슬폼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상에는 늘 심리적으로 부대끼기 쉬운 숱한 상황들이 펼쳐집니다. 열등감을 느낄 만한 대단한 사람들도 자주 접하게 되고, 어쩜 저렇게 못됐을 수가 있을까 싶은 '빌런'급 인물들도 숱하게 만나게 되지요. 그럴 때 우리 마음은 작아지고 상처 받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자신을 괴롭히거나 자신이 위축될 수 있는 상황에서 몸을 황소개구리처럼 크게 부풀리는 것은 긍정적인 심리적 결과를 가져온다고 합니다. 뭔가 '쫄리고' 긴장될 때, 가슴을 딱 펴고 전방 15도를 응시하는 우리의 머슬폼을 취하면 긴장이 사라진다는 거죠. 또 '빌런'급 인물을 상대할 때에도 허리에 손을 얹고 다리를 양 옆으로 벌리며 당당하게 서는 원더우먼 자세는 우리를 기죽지 않게 한다고 합니다. 


문제는 우리가 그런 머슬폼을 취할 수 있음에도 종종 그 폼을 취하는 것을 잊는다는 점입니다. 머슬폼은 우리가 스스로에 대한 믿음과 자기 자신의 목적을 잊지 않는 태도에서 나옵니다. 조금만 스스로에 대해 불신하는 순간, 우리는 우리의 머슬폼을 잊습니다. 그리고 세상의 상처로부터 고통받지요. 

우리 모두 오늘 하루 자신의 목적과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을 잊지 않고 히어로의 머슬폼을 유지하는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등을 곧게 펴고 머리를 꼿꼿하게 들고! 모두 파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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