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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호 Dec 05. 2021

한 우물을 파야 하는 사람은 따로 있다

- 우리에게 플랜 B 뿐만 아니라 C, D, E, F가 필요한 이유

일 때문에, 또 개인적인 특성 때문에 살면서 꽤 많은 자기 계발서를 읽었습니다. 성공한 사람들의 강연이나 인터뷰도 꽤 많이 접했던 것 같네요. 성공적인 인생을 살기 위한 여러 가지 조언들은 대부분 일치했습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라, 목표를 분명히 해라, 좋은 에너지를 가진 사람들과 함께 해라, 시간을 낭비하지 마라, 등등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서 귀에 못이 박이도록 들은 내용입니다. 인생살이의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역시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서 배우는 모양입니다. 


그런데 한 가지 질문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다르게 답하더군요. 바로 인생에서 한 우물을 파야 하는지, 아니면 여러 방면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지에 대해서 말이지요. 어떤 이는 여러 우물을 파면 에너지가 분산되어서 어느 분야에서건 두각을 나타낼 수 없다고 합니다. 한 우물을 깊이 파라는 조언이지요. 또 다른 어떤 이는 정 반대로 말합니다. 한 우물만 파다가 그 우물에서 물이 나오지 않거나, 그 분야가 갑자기 시들어버리면 어떻게 하느냐는 것이지요. 쉽게 말해, 어느 분야를 선택해서 죽도록 노력했는데 알고 보니 그 분야에 대한 재능이 없는 경우 어떻게 할 것이며 어느 분야에서 고생 끝에 탑에 올랐는데 그 분야를 세상 사람들이 아무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으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물음입니다. 


두 가지 생각 다 일리가 있습니다. 삶에서 우리 개개인이 무엇을 추구하느냐에 따라 선택이 달라질 수도 있고요. 제가 마음속에 불을 품고 세상과의 한 판 승부를 기다리는 스무 살 청춘이었다면 저는 망설임 없이 한 우물을 파야한다고 주장했을 것입니다. 멋있잖아요. 그런데 젊음이 떠나간 뒤 바라보는 세상은 잔혹하고 냉정하고 엄혹합니다. 어리광이 있을 수 없지요. 그런 세상은 우리에게 되묻습니다. 


'너의 삶을 죽을 때까지 유지할 수 있니?'


저는 천재는 다른 말로 저주받은 운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느 한 분야의 재능이 너무 과해서 어쩔 수 없이 그 일을 할 수밖에 없는 사람이 천재입니다. 그래서 삶이 운명 지워져 있는 것이지요. 그런 사람은 자의든 타의든 한 우물을 파게 되고,  또 파야만 합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모든 평범한 이들은 삶을 균형 있게 바라봐야 하지요. 상식을 기르고 세상의 교양을 익히며 반드시 돈을 버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그러려면 세상이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를 알아야 하고요. 변할 것과 변하지 않을 것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의 재능은 너무도 하찮아서 어느 하나로는 나 자신을 한 평생 벌어먹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제가 내린 결론은 이것입니다. 


한 우물을 파고, 외길 인생을 갈 운명은 정해져 있다. 그건 자신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그렇게 살아갈 수밖에 없다. 그런 사람은 스스로에게건, 주변 사람에게건 한 우물을 파야 할지, 여러 우물을 파고 플랜 b를 마련해야 할지 묻지 않는다, 그러니 그런 물음이 머릿속에 떠오른 사람은 1초의 주저함도 없이 삶의 플랜 b와 c, d, e, f를 만들어가며 여러 우물을 기웃거려야 한다. 


이렇게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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