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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호 Dec 19. 2021

가르치려 하지 말 것!

- 팀장이 가져야 할 첫 번째 마음가짐

20년 직장 생활을 해보니 처음 팀장이 된 사람들은 이상하게도 하나같이 가장 먼저 팀원들을 가르치려 하는 특징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대체로 그런 태도는 얼마 지나지 않아 팀원들을 욕하거나 불평하는 것으로 귀결되곤 했지요.   


그런데 팀원들을 가르치려 하고 말끝마다 남을 평가하는 신임 팀장에게 물어본 적이 있었습니다.

 

- 교육을 통해서 실적이 나쁜 직원을 우수한 직원으로 바꿀 수 있을까요?


그때 돌아온 대답은 


- 사람은 바꿀 수 없다.


였습니다. 사람을 뽑을 때 잘 뽑아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또 잘못 뽑은 사람은 교육을 시켜 바꿀 생각하지 말고 빨리 교체하는 것이 상책이라고까지 했습니다.  


이상합니다. 모순이지요. 사람은 바꿀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 왜 동료들(그들은 '부하'라고 부른다.)을 보면 언제나 가르치려고만 할까요. 가르침으로써 위계를 만들려고 하는 생각일까요. 


더 모순적인 것은, 다른 이의 문제를 지적하는 사람에게 본인의 문제점을 지적하면 매우 격하게 반발하며 심하면 그에 대해 앙심을 품고 복수하려고 까지 한다는 점입니다. 누구에게나 배울 수 있고, 그 배움은 끝이 없는 것인데도요.  


이런 리액션을 몇 번 경험해보고 저는 제 나름의 결론을 내렸습니다. 리더십이라는 것은  가르치는 것으로부터 나오는 것이 아니더군요. 오히려 본을 보이는 것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사람은 지시나 강압에 의해 바뀌지 않고 스스로 결심했을 때만 간신히 자신을 바꿀 수 있는데, 리더는 팀원이 결심하고 자신을 바꿔갈 수 있게 격려하고 코칭하는 사람에 해당합니다. 가장 좋은 코칭 방법은 본을 보이는 것이고요. 그걸 보고 팀원이 깨닫거나 감동할 때 스스로를 바꿀 수 있지요. 그 밖의 방법으로 사람이 바뀌는 것을 저는 본 적이 없습니다.


다른 사람의 변화를 강제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요청이 있기 전에 가르치려 하면 가르치는 자나 배우는 자나 너무 고통스럽고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오직 본을 보이려고 노력하는 것뿐이겠지요. 문득 20년 전의 제 자신에게 이 이야기를 들려주면 조금 덜 아파하고 조금 덜 힘들어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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