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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호 Mar 11. 2022

나이 듦이라는 핑계

- 학습능력의 전성기

“나이 드니까 단어도 안 외워지고 영어 공부하기 힘드네. 역시 공부에는 때가 있는 것 같아.”


이런 말을 자주 들으며 자랐습니다. 아버지 세대나 삼촌 뻘 되는 분들이 노상 뭔가를 배울 때 입에 달고 살았던 말입니다. 그래서인지 저 역시도 마흔을 넘기고 나서는 아이들에게 ‘이제 늙었나 보다. 뭐든 잘 안 외워진다.’, ‘계산이 느려진 것을 보니 나도 늙었네.’ 이런 말들을 입버릇처럼 하곤 했습니다. 


근데 이제는 그만해야겠습니다. 전부 핑계랍니다. 지금까지는 뇌가 스무 살 이후로는 줄곧 퇴화한다는 것이 학계의 기본적인 입장이었는데 그게 바뀌었다는 것이지요. 예순까지는 인지 능력이 그대로 유지된다고 합니다. 독일 하이델베르크 대학의 안드레아스 보스 교수 연구진이 국제 학술지 ‘네이처 인간 행동'에서 그렇게 밝혔다고 하네요. 뇌의 정보 처리 속도는 30세에 정점에 올라서 이후 60세까지 변화가 없다고 말이지요. 


그렇다면 저는 앞으로 10년 정도는 중고등학교 시절보다 정보 처리 속도가 빠른 상태가 지속되는 것입니다. 나이가 들어서 공부가 힘든 것이 아니라 나이가 들어서 공부가 쉬워지는 것이지요. 오히려 잘 됐습니다. 학창 시절이 지난 뒤로는 뭔가 공부하려 할 때마다 지고 들어가는 느낌이 들었는데, 이제는 좀 더 공격적인 마음 가짐으로 배움에 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무엇이든 용기 내어 배워야겠습니다. 나이 듦을 핑계 대지 않고서요. 학습 능력에 있어서도 전 지금이 전성기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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