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놓지 않음
"저는 노래를 쉬면 감도 떨어지고 목도 잠기기 때문에 항상 노래를 해야 해요." - 윤시내
윤시내 씨. 제가 어렸을 때 엄마가 하면 그토록 듣기 싫은 말을 제가 직접 하게 만들었던 노래, <공부합시다>를 불렀던 가수입니다. 노래의 하이라이트 부분인 '안돼, 안돼, 그러면 안돼, 안돼, 낼모레면 시험기간이야, 열심히 공부하세.' 이 대목을 참 많이도 따라 불렀지요. <DJ에게>라는 노래도 기억이 나네요. 라디오나 티브이쇼에서 트로트 음악이 나오면 '그 음악은 제발 틀지 마세요. DJ' 이 대목을 장난스럽게 읊조렸던 기억이 나네요. 지금처럼 트로트가 대세가 될 줄은 몰랐던 시절이긴 했습니다.
이분의 인터뷰를 보고 반가웠습니다. 아직도 쌩쌩하게 노래하고 있다고 합니다. 미사리에 있는 자신의 카페에서요. 늘 노래하고 싶은데, 언제나 세상을 향해 노래부를 수 있는데, 어느 틈에 세상이 찾지 않는 가수가 되었다는 겁니다. 그래서 미사리에 스스로 무대를 마련했다지요. 그곳에서 '태워도 재가 되지 않는, 불꽃처럼 영롱한'(<열애> 가사 중에서) 노래를 '항상' 불렀다고 합니다. 노래를 쉬면 노래를 놓아버리게 될까 봐 '항상'요.
그 '항상'이라는 말에 눈길이 꽂혔습니다. 제게 '항상'은 '놓지 않음'입니다. 저는 의지력이 강하지 못해서 남들처럼 매일 맹렬하게 살아내지 못합니다. 대신 저는 놓지 않을 수는 있습니다. 남들이 알아주지 않는 글쓰기는 힘듭니다. 관객 없는 무대, 알아주는 이 없는 가수가 힘들 듯이요. 그럼에도 '놓지 않음', 그 '항상'이 저는 참 좋습니다. '진정하다'는 느낌이 있잖아요. 그리고 '두근거림'이 있습니다. 시도하지 않는 사람은 그 '두근거림'의 정체를 잘 모릅니다. 그래서 코 앞의 반응이 중요하지요. 그러나 놓지 않는 사람은 다릅니다.
제게 '항상'은 심장을 두근거리게 하는 북소리 같은 것입니다.
아직 놓지 않은 것들을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