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미상 남우주연상 이정재 배우님께 배운 것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있어서 고마움을 조금 못 느꼈을 때 슬럼프가 오게 된 것 같아요. 감사하다는 생각을 끊임없이 하는 게 중요해요. 내 동료와 같이 일하면서의 고마움, 내 팬들에 대한 감사함이 없어지면 그때 슬럼프가 와요.
아시아 최초로 에미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이정재 배우님 소식을 듣고 반가운 마음에 유튜브에서 검색을 좀 해봤어요. 저는 뭔가 이뤄낸 사람에게는 그만큼의 내적 깊이가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그걸 찾고 싶었습니다.
아주 오래전 드라마 <<모래시계>>에서 처음 그분을 봤을 때, 아주 솔직히 말하면 지금처럼 크게 대성하는 배우가 될 것이라는 생각을 못했습니다. 그냥 잠시 떴다가 사라지는 스타이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했었지요. 그리고 이후 그분은 그런 제 생각처럼 한동안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기에 저는 제 처음 인상을 믿었었습니다.
완전히 잘못된 제 선입견일 뿐이라는 것은 이후 <<도둑들>>이나 <<관상>>, <<암살>>, <<신세계>> 같은 영화들로 화려하게 부활했을 때 명확해졌지요. 그리고 마침내 <<오징어 게임>>으로 에미상 남우주연상을 거머쥐었습니다. 무엇일까? 이정재 배우님을 최고의 자리에 오르게 한 비밀은. 그게 궁금했는데, 어느 유튜브에 소개된 인터뷰 영상에서 '슬럼프'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피력할 때 알게 되었습니다. 수많은 사람을 놀라운 성공으로 이끌었던 '감사', 그게 이정재 배우님의 비밀이었구나, 싶었습니다.
최근에 이정재 배우님, 아니 감독님이 메가폰을 잡은 <<헌트>>를 극장에서 관람하고 깜짝 놀랐습니다. 스타 배우가 이토록 완성도 높은 영화를 만들 수 있구나, 그러면서 다시 '감사'의 힘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수많은 배우와 스태프들을 일사불란하게 지휘해서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해내는 감독이 되려면, 다른 여러 가지 노력도 중요하겠지만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 대한 감사함과 자신이 일할 수 있음에 대한 감사함이 필수적이었겠지요.
제게 '감사'의 힘을 다시 깨닫게 해 준 이정재 배우 겸 감독님께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더 멋진 연기로 우리를 웃기고 울려 주시기를, 또 더 멋진 이야기를 담은 작품을 만드시기를 기원합니다.
아울러 제가 하고 있는 일, 몸 담고 있는 회사, 함께 일하는 동료들에게도 다시금 몰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