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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호 Nov 06. 2022

함께

- 말이 먹히게 하는 방법

"아이들과 '함께' 운동하는 게 나의 훈련 철칙이다.
아이들에게만 시키고 팔짱 끼고 서 있지 않는다." 
- 손웅정 감독(전 축구선수, 손흥민 선수 아버지)

손웅정 감독의 인터뷰에서 저 말을 들었을 때, '저 감독님의 말은 먹히겠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감독임에도 선수 못지않게 잘 관리된 몸을 보면서, '저렇게 자기 관리를 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선수들에게도 비슷한 요구를 할 수 있겠다' 싶었지요. 


사실 감독이 선수보다 플레이를 더 잘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손웅정 감독보다 손흥민 선수가 훨씬 축구를 더 잘하지요.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감독이 선수보다 훨씬 풀어져 있어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적어도 자세나 태도에 있어서만큼은 감독이 선수와 함께 해야 합니다. 그럴 때 선수의 몸 상태와 마음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지요. 


저는 도덕책에 나오는 '솔선수범'이라는 말,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위계가 느껴지고 인위적인 느낌이 들거든요. 일을 시키기 위해 일부러 먼저 모범을 보이는 것 같잖아요. 그보다는 '함께'가 좋습니다. '우리'는 '함께' 하는 사람을 말합니다. '우리'가 아닌 사람의 말은 가슴에 스며들지 않더군요. 공동의 꿈을 향해 함께 나아가고 있다고 느껴지는 사람의 말이 먹히는 것 같습니다. 


아이가 부모의 등을 보며 세상을 배우듯, 동료들 역시 리더의 입이 아니라 등과 손을 보며 일을 도모하는 것 같더군요. 


무슨 일이든 '함께' 할 때 말이 먹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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