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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호 May 05. 2023

스타라이트 델리

그곳에서는 모두가 빅 스타!!

약 40년 간 브로드웨이를 지킨 샌드위치 가게 '스타라이트 델리'가 문을 닫게 됐습니다. 그러자 브로드웨이 배우들 수십 명이 그들의 은퇴를 기념하며 그들을 보내는 환송회를 해주었습니다. 단골들은 폐점하는 날 가게 앞에 모여 '해피 트레일스'라는 노래를 '떼창'했고요. 은퇴 기념 선물로 약 2400만 원의 성금을 모아서 전달했습니다.  


https://youtu.be/BUakvjoJ62A

이 샌드위치 가게는 1983년에 문을 열었다고 합니다. 아마도 주인인 김정민 님은 쉬는 날 없이 매일 아침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문을 열었던 모양입니다. 방송국 취재 기자가 앞으로 뭐 할 거냐고 질문을 하자 '잠을 좀 자야겠어요'하고 대답하더라고요. 


40년. 참 긴 시간입니다. 제가 이전 직장에서 14년을 근무했었는데, 회사를 그만둘 때 무척 긴 시간이라고 느꼈었거든요. 추억도 많이 쌓이고 애환도 있고 그래서 울기도 많이 했지요. 그런데 40년이라니요. 참으로 많은 손님들이 다녀갔을 것이고, 수많은 이들이 그가 만든 샌드위치를 먹으며 희망찬 미래를 꿈꾸거나 고된 연습의 허기를 달래거나 캐스팅된 기쁨을 만끽하거나 꿈이 꺾인 슬픔을 달랬을 것입니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늘 그 자리에 있어주는 것은 그게 사람이든 가게든 의지가 되는 듯합니다. 


관공서나 회사를 은퇴할 때에는 남아있는 동료들이 축하해 주겠지만 한 가게가 문을 닫을 때는 쓸쓸한 경우가 많지요. 다행히 브로드웨이 배우들은 그 긴 세월 브로드웨이의 한 귀퉁이를 지켜준 '스타라이트 델리'의 은퇴식을 멋지게 해 주었습니다. 그 작은 행사 덕에 한국에 있는 저를 비롯해 수많은 사람들이 그 멋진 은퇴를 알게 되었으니까요. 


강산이 네 번 변하는 동안 한결같이 샌드위치를 만들어 온 김정민 씨 부부. 그들의 멋진 인생을 브로드웨이 배우들이 증명해 주는 것을 보니 마음이 뭉클해졌습니다. 그리고 그런 인연은 그냥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지요. 김정민 씨 부부가 그들을 멋지게 대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취재를 나간 미국 방송사 기자가 이 가게에 유명한 스타들은 어떤 분들이 있었냐고 물었을 때였습니다. 김정민 씨로부터 그가 어떻게 가게를 운영하고 손님을 대접했는지 짐작할 수 있을 만한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All of them is my big star!"(그들 모두가 나의 빅스타입니다!!)


스타라이트 델리, 그곳에서는 모두가 빅스타였던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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