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호 May 29. 2023

이긴다는 것

- '바보'나 '양아치'에게 리스펙을 기대하지 마라!

액션 영화를 많이 봐서인지 한동안 '이긴다'는 것을 상대를 완전히 제압해서 불능으로 만드는 것이라 생각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살면서 조금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현대 사회를 살아가면서 상대를 완전히 제압해서 불능으로 만드는 일은 좀처럼 일어나지 않지요. 일어나서도 안되고요. 그건 사각의 링이나 옥타곤에서 일어나는 일입니다. 평범한 사람은 그런 식으로 이길 일은 없습니다. 


현대 사회에서 '이긴다는 것'은 상대로부터 '인정'을 받는 것입니다. 토론에서 완벽한 근거와 논리로 나의 의견을 피력했을 때 그에 대해 상대방이 인정하고 리스펙하게 하는 것, 그게 이기는 것입니다. 댄스 배틀에서 너무나 뛰어난 실력으로 상대방이 리스펙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것, 그게 이기는 것이지요.  


따라서 이기려면 탁월해야 합니다. 엇비슷해서는 상대방으로부터의 인정과 리스펙은 받을 수 없습니다. 조금 나은 것으로 상대방의 존중을 이끌어낼 수 없습니다. 압도적이어야 합니다. 


문제는 아무리 우리가 탁월해져도, 상대방이 '바보'나 '양아치'인 경우에는 어쩔 수 없습니다. 상대방이 월등히 뛰어나다는 것을 알면서도 수긍하지 않는 사람이 '양아치'입니다. 그런 사람과는 아예 그 어떤 경쟁도 하지 않는 것이 현명합니다. 그들에게서는 인정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그들은 어떤 경우에도 상대방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대신 상대방을 공격함으로써 자존심을 지키려고 할 뿐입니다. 


저는 경쟁 상황에 놓이게 되면 항상 이것을 생각합니다. 


'내가 인정할 수 있는 상대인가, 그의 기준이나 감식력은 적절한가.'


그리고 또 한 가지 스스로에게 묻습니다. 


'저 사람은 자신이 틀렸다는 것을 인정할 수 있는 사람인가?'


만약 아니라고 판단되면 그 사람을 대하는 방식이 달라집니다. 논쟁이나 경쟁을 더 이상 하지 않습니다. '바보'이거나 '양아치'일 테니까요. 그들의 무례함에도 화를 낼 일이 없습니다. 바보에게 욕을 먹는다고 화가 날까요? 양아치에게 비아냥을 듣는다고 그게 괴로울 것 같지 않습니다. 가급적 최대한 접촉을 줄이면 그뿐입니다.


나의 퍼포먼스나 노력 등에 대한 비판이 아닌, 경멸을 담은 비난이나 약을 올리려는 조롱  역시 그냥 흘려들으면 된다. 외모나 환경 등 내가 바꿀 수 없는 것을 가지고 비판하는 사람은 이미 '양아치'거든요. 그에게는 욕을 먹어도 화가 안 납니다. 그냥 픽, 웃으면 됩니다. 양아치와는 안 엮이는 것이 상책입니다. 


정말 인정할 만한 상대에게 듣는 비판이라면 그건 새겨들어야 합니다. 기뻐해야 할 일이고요. 스스로를 성찰하고 발전의 계기로 삼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이니까요. 그런 상대에게 당한 패배는 뼈아프지만 나의 성장에 도움이 됩니다. 그런 상대야 말로 이기려고 노력해 볼만한 대상입니다. 


승부는 겨룰만한 가치가 있는 이와 겨루는 것입니다. 

작가의 이전글 스타라이트 델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