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어서 먹기': 단번에 바닥을 보지 않는다

- 다이어트를 위한 아토믹 습관

by 강호



이 글을 적기 전에 조금 망설였습니다. 제가 너무 미련해 보여서요. 그래도 결심을 단단히 하기 위해 적어봅니다.


사실 제 내 다이어트의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는 일단 뭘 먹기 시작하면 바닥을 본다는 점이었습니다. 과자를 한 봉지 개봉하면 탈탈 털어 먹어야 직성이 풀립니다. 식당에서 국물 있는 음식이 나오면 국물까지 다 먹어야 숟가락을 놓습니다. 배가 불러도 바닥을 봐야 멈추는 것이지요. 제 자신이 한없이 미련해 보입니다. 작은 음료수나 커피 캔 같은 것도 일단 따면 다 먹어야 합니다. 저는 그게 아마도 음식을 남기는 것이 아깝기도 하고, 어려서부터 음식을 남기면 벌 받는다고 배워서 싹싹 긁어먹다 보니, 음식을 먹을 때 바닥을 보는 것이 습관이 되어 버린 것이라고 생각했지요.


그런데 책을 읽다가 보니 저만 그런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메모를 해 놓지 못해서 정확한 실험의 형태나 내용은 전하지 못하겠지만, 수프가 담긴 접시를 조작해 펌프로 계속 수프를 공급하면 대다수의 사람들이 평소보다 3배를 더 먹는다는 실험 내용이었습니다. 접시의 바닥을 보는 것이 일종의 ‘포만 신호’가 되어서 사람들로 하여금 식사를 그만두게 한다는 것이지요. 큰 그릇으로 주든 작은 그릇으로 주든 바닥이 보여야 멈춘다는 겁니다. 꽤 많은 사람들이 말이지요. 그래도 위로가 되는 건 아니지만요.


문제는 다이어트를 통한 건강한 몸만들기를 위해서는 어찌 됐든 그 ‘포만 신호’를 다스려야 합니다. 하지만 늘 적게 먹을 수 있는 식기를 들고 다닐 수도 없고, 뭘 먹을 때마다 적게 달라고 요청할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가장 작은 습관부터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음식을 한 번에 다 먹지 않아 보기로 한 겁니다.


남겨서 버리는 것이 아닙니다. 좀 뒀다가 먹겠다는 거였지요. 커피도 바리스타에게 받자마자 몇 분 안에 원샷하는 것이 아니라 천천히, 최대한 끊어서 먹기로 했고요, 과자들도 봉지를 개봉하면 바닥을 보는 것이 아니라 조금 먹다가 봉해놓고, 또 조금 있다가 먹는 방식으로 바꿔 본 겁니다. 스스로를 설득하기도 좋더군요. ‘안 먹겠다는 게 아니야, 조금 있다가 먹겠다고.’ 이러면 제 몸 안에 있는 ‘먹는 자아’(^^;;)가 설득이 되더라고요. 결과는 꽤 성공적입니다. 확실히 먹는 양이 줄었습니다.


저는 이런 책과 제 자신의 체험을 통해 다시금 확인했습니다. 저 스스로를 포함해서 인간은 생각보다 미련한 동물이라는 것을요. 그런데 그래서 다행입니다. 아주 작은 신호로도 우리들은 일상에 상당히 큰 변화를 줄 수 있으니까요.


저는 이제 예전에는 한 번에 먹어치웠던 음식들을 이제 3~4번에 나누어 먹습니다.

이 작은 ‘아토믹 습관’이 제 허리띠의 구멍을 하나 더 줄여줄 것으로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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