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쓰지 말고 그냥 하라’

- ‘운’을 늘리는 방법

by 강호

팀 페리스의 책 <<지금 하지 않으면 언제 하겠는가>>를 읽기 시작했는데, 첫 꼭지를 읽으면서부터 맘이 편해졌습니다. 제가 읽은 대목 중에 ‘애쓰지 마라’는 조언이 있었기 때문인데요. 사실 처음에는 좀 오해했습니다. 세상 모든 일 중에 애쓰지 않고 이루어진 것이 어디 있겠는가, 하는 반감이 들었거든요.


“이너 게임을 하는 선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여유 있는 집중’이다. 여유 있는 집중을 통해 그는 자신감의 진정한 토대를 발견할 수 있다. 나아가 어떤 게임이든 간에, 승리의 비결이 ‘너무 애쓰지 않는 것’ 임을 깨닫는다.”


이런 대목을 읽으면서 ‘그럼 도대체 어쩌란 말이야?’ 그렇게 투덜거렸거든요. 그런데 이게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의미가 아니었습니다.


“계획을 깡그리 무시하라는 말이 아니다. 담대한 계획을 세우되, 그 커다란 목표를 가능한 한 작은 조각으로 해체해 한 번에 하나씩 ‘충격의 순간’에 집중해야 한다.”


이런 뜻이었던 거죠. 고개를 끄덕이면서 저는 조금 다른 차원에서 생각을 했습니다.


‘애쓰지 말고 그냥 하라.’는 결국 ‘운을 늘리는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겁니다.


지금까지 제 인생에서 의미 있거나 성공적이었거나 즐거웠던 일들은 대개 치밀한 계산이나 노력, 고민을 통해 얻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그냥 '날로 먹었다'는 건 아니고요. 열심히 계산하고 노력하고 고민도 했지만 대부분 ‘운’이 크게 작용했다는 겁니다.


좀 더 곰곰이 생각해보면 그런 좋은 ‘운’은 반드시 씨를 뿌려놓아야 굴어 들어오는 것이더군요. A를 생각하고 시작했던 일이 종국에는 B로 끝났는데 그게 저에게 좋은 결과를 가져다주는 식으로요.


문제는 ‘어느 구름이 비를 머금었는지는 모른다’는 겁니다. 인간의 미래 예측력은 유한해서 표적을 단 하나만 노리고 밀고 나갈 경우, 그 표적이 사라지거나 도저히 맞출 수 없는 곳에 있거나 아주 위험한 곳에 있거나 하면 좌절하게 됩니다.


더 곤란한 건 생각이 많거나 기대가 너무 커서 시작부터 너무 애쓰는 경우지요.


후세에 길이 남을 명작을 노리는 작가 지망생은 그 첫 문장을 쓰느라 평생이 걸릴지도 모릅니다. 노벨상에 너무 집착한 학자는 젊고 유망한 시절을 논문 주제를 잡느라 탕진할 수도 있고요.


이렇게 애쓰느라 아무것도 시작하지 않으면 ‘운’이라는 신의 선물을 받을 바구니가 하나도 없게 되는 셈입니다.


저는 그래서 ‘애쓰지 말고 그냥 하라.’는 메시지를 접했을 때 마음이 편해졌던 것 같습니다. 너무 큰 기대나 걱정은 좀 덮어 두고 매일매일 작은 ‘충격의 순간’에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신의 선물을 받을 바구니를 하나씩 하나씩 만들어 놓다 보면 어느 순간 그 바구니에 멋진 ‘운’이 담길 것이라 믿기 때문입니다.


농부가 씨를 뿌려 놓듯 애쓰지 않고 여러 일들을 시작하려 합니다.


즐거운 마음으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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