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성: 성공의 비밀

by 강호



다산성이야말로 자연 생물계의 특성이다. 자연은 살아남을 수 있는 개체수보다 훨씬 더 많은 후손을 낳게 만든다. 그 많은 후손들 중에서 우연히 자연에 더 적합한 형질을 가진 개체들만 살아남게 되므로, 결국 그러한 형질을 갖고 태어난 종이 선택적으로 번성하게 된다.

칼 세이건, <<코스모스>>(사이언스 북스), p.73.



스무 살 청년 시절에 제가 착각했던 것은 어떤 분야에서든 성공을 조준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점입니다. 히트곡 제조기라고 불렸던 작곡가나 가수, 베스트셀러 작가, 히트 상품 기획자, 이런 분들은 마치 점쟁이처럼 사람들의 마음에 콕콕 들게 곡이나 작품이나 상품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 믿었던 겁니다. 마치 군대로 치면 스나이퍼처럼 말이죠.


그러다 나이가 좀 더 들고 세상을 살아보면서 그렇게 스나이퍼처럼 조준사격을 했던 사람들은 쉽게 세월의 흐름 속에서 사라져 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어느 한 시점에서는 정말 나오는 족족 대중들의 사랑을 받았지만 그 시점을 지나면 어김없이 잊혔습니다. 대신 꾸준히, 자기 나름으로 파악한 사람들 마음의 흐름에 맞는 콘텐츠나 상품을 내놓는 이들은 어느 순간 대중과 만나는 것도 보았지요.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를 읽다가 자연 생물계의 특성이나 인간 세상의 원리나 다름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많은 후손들 중에서 우연히 자연에 더 적합한 형질을 가진 개체들만 살아남듯이, 여러 콘텐츠나 상품 중에서 우연히 사람들의 마음에 꽂히는 하나가 있게 마련입니다. 결국 자연이나 인간이나 확률 게임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환경에 적합한 흐름을 읽고 거기에 적응하되 정답을 맞히는 것은 생물이나 사람의 영역이 아닐 겁니다. ‘우연’이라는 신의 선물을 받아야 살아남거나 번성하게 되는 것이지요.


인간 세상에서 사람의 마음을 얻는 상품이나 콘텐츠를 내놓는 방법은 ‘다산성’인 듯합니다. 많이 만들어내어서 그중 하나가 사람들을 감동시키는 것이지요. 마치 군대로 치면 빠르게 이동하는 차량이나 전투기를 잡기 위해 그 전진하는 앞쪽에 화망을 형성하는 것처럼 말이지요.


지쳐 쓰러지지 않고 계속 무언가를 내놓고 시도하는 것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장사를 하든, 상품 기획을 하든, 콘텐츠를 만들든 간절해야 하지만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까지 쏟아 넣지는 말아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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