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호 Feb 06. 2020

'그린'은 선택이 아닌 필수

“2018년쯤 화석 연료 문명의 ‘종말’이 올 것이다.”

“탄소 제로 사회에 대비해야 한다.”

“(한국은) 전 세계에서 화석 연료에 가장 많이 의존하는 나라라 화석 연료 좌초 자산에 가장 취약한 나라로 꼽힌다.”

                                                                              - <<글로벌 그린 뉴딜>>>(제레미 리프킨, 안진환 역, 민음사)



만약 이런 주장을 한 사람이 제레미 리프킨이 아니었다면 저는 그다지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또 뻔한 소리 하네, 하며 넘어갔을 것입니다. 그러나 제레미 리프킨이라면 얘기가 다릅니다. 


십 수년 전 선배의 부탁으로 책의 서평을 쓰게 되었는데, 그때 서평의 대상이 제레미 리프킨의 <<소유의 종말>>이었습니다. 거칠게 요약하면 사람들은 집이나 자동차 등의 물건을 소비하는 대신 일정기간 빌려 쓸 수 있도록 접속하게 될 것이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서평을 쓰기 위해 책을 읽으면서 제레미 리프킨의 논리에 설득은 되었지만 마음 한 구석에 과연 사람들이 ‘소유’ 대신 ‘접속’에 만족할까, 하고 의문을 가졌습니다. 그러나 그로부터 조금 시간이 흐른 지금은 그런 의문은 깨끗이 사라졌습니다. 저부터 ‘쏘카’나 ‘그린카’ 같은 카 셰어링 서비스를 이용하고 ‘에어비앤비’ 같은 숙박 공유업체를 활용하니까요. 점점 더 집에 이런저런 물건을 사서 쟁여놓는 것보다는 리스나 렌털을 하고 지속적인 관리 서비스를 받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제레미 리프킨의 예측은 흘려들을 수가 없습니다. 지금 우리 앞에 펼쳐지고 있는 삶은 이전에는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것입니다. 앞으로 펼쳐질 미래도 마찬가지이겠지요. 이런 경우, 안 변할 것이라고 막연하게 낙관적으로 생각하면 어느 틈에 세상이 큰 폭으로 바뀌어 있습니다. 따라가기 힘들 정도로 말이죠. 반면에 변할 것이라 생각하고 계속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으면 오히려 변화의 속도가 느리다고 느껴지게 됩니다. 우리 모두 촉수를 세우고 있어야 합니다. 


적어도 이전과 비슷한 ‘성장’의 시대가 지속되지는 않을 전망입니다. 제레미 리프킨은 우리 앞에 ‘복원의 시대’가 펼쳐질 거라고 합니다. 그동안 성장을 위해 등한시했던 자연과 환경을 복원하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그런 삶에 미리미리 대비해야 합니다. 못 믿겠다면 지난 10년간 우리의 삶과 생활방식, 가치관 등이 얼마나 바뀌었는지 복기해보면 됩니다. 환경 보호를 잠시 소홀히 했다는 이유로 어마어마한 사회적 지탄을 받을 날이 멀지 않은 것 같습니다. 


작년 여름부터 회사에서 종이컵 대신 텀블러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출퇴근은 대중교통으로 하고요. 그럼에도 아직 저의 그린 라이프는 초보적입니다. 올해에는 조금씩 더 노력해볼 작정입니다. 이제 그린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될 테니까요. 

작가의 이전글 진짜 천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