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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호 Mar 13. 2020

감정이 나를 휘두를 때

- 마음을 다스리는 아주 작은 방법들

마음이 널을 뛸 때가 있습니다. 식당에서 아주 불쾌한 서비스를 받았거나 운전할 때 매너 없는 앞뒤 운전자 때문에 머리 뚜껑이 열린 것처럼 화가 날 때가 있지요. 그렇게 내 마음 바깥에 원인이 있는 경우는 좀 쉽습니다. 대체로 조금만 떨어져서 마음을 가라앉히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높게 치던 풍랑이 가라앉고 고요해 집니다. 나를 화가 나게 했던 일을 웃으면서 이야기할 수 있게 됩니다. 


문제는 내 마음 속의 못난 나 자신이 일으키는 풍랑입니다. 높지도 않은 풍랑인데 견디기가 힘듭니다. 조금씩 조금씩 우리를 마음 깊은 곳으로 끌어들여서는 침울하게 만듭니다. 이럴 때는 좀처럼 추스리기가 어렵습니다. 나른해지고 졸립니다. 잠의 세계, 무의식의 깊은 세계로 도망치고 싶어서일 겁니다. 방의 바닥과 붙어있고 싶어집니다. 


저는 이런 증상이 나이 들면 모두 없어질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아니었습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어느 나이 대에나 겪는 일인 모양입니다. 죽을 때까지 때때로 가끔씩 겪어야 할 마음의 감기 같은 병일 테지요. 그렇다면 추스릴 방법을 생각해야 하는데, 제가 찾은 마음을 제어하는 작은 방법은 몸과 태도, 자세를 통해서입니다. 


책이나 서류, 자료를 읽어야 하는데 정말 읽기 싫은 경우가 있습니다. 아니 읽어지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그런 때에는 저는 일부러 허리를 곧추세우고 읽어야 할 책이나 서류, 자료를 엄청 소중한 것인양 들고 한 자 한 자 소리내어 읽어 나갑니다. 마치 수억 원 어치의 납품 계약을 따내는 계약서를 읽듯이 천천히요. 그렇게 읽기 시작하면 얼마 지나지 않아 집중하고 있는 제 자신을 보게 됩니다. 


굉장히 하기 싫은 미팅이 있는 날의 출근길 걸음걸이는 축 처지기 마련입니다. 그럴 땐 일부러라도 성큼성큼 걷습니다. 의장대 군인처럼 어깨도 과장되게 펴고 시선은 15도 위를 보면서 걷습니다. 놀랍게도 조금 지나면 마음 속에 자신감이 천천히 충전되는 걸 느끼게 됩니다. 


우리의 생각은 몸의 상태와 긴밀하게 관련되어 있다고 하더군요. 무서운 놀이기구를 타서 심장이 두근거리는 것과 상대방을 좋아해서 두근거리는 것을 구별하지도 못한다네요.(사랑 고백은 롤러코스터를 타고^^)


마음을 수양하는 방법은 아직 모릅니다. 아마 남은 반백살을 더 살아도 쉽지 않겠지요. 평생 정진해야 할 일일 것입니다. 그러니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 작은 방법들을 끊임 없이 개발해서 사용해야겠지요. 


제가 사용해본 방법 중에 가장 효용이 큰 건 웃는 겁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아무 이유 없이 거울을 보고 자신을 향해 활짝 웃어주는 것, 

하루가 이상하게 활기차 지는 방법이죠. 행복한 하루를 위해 시동을 거는 것이나 다름 없습니다. 


아참, 많이 웃으면 피부 리프팅 효과가 있답니다. 

얼굴 근육이 발달되어야 얼굴이 나이 들어도 팽팽해진다는군요. 

일단 웃어야겠습니다. 좋은 일이 있든 없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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