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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호 Mar 17. 2020

'정말 하고 싶은가?'

- 결정을 단순하게 만들어 주는 방법

언제부터인가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불평하지도 않게 되었고요. 예전에는 안 그랬습니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과는 달리 마음에는 항상 태풍이 치고 있었지요. 작은 일에도 상처 받고, 그 상처를 마음속에서 더 키워 상대에게 되돌려주기도 했지요. 그럴 때면 상대방은 도대체 왜 제가 화를 내는지 조차 모르기 일쑤였습니다. 인간관계가 힘들었지요. 다행히 제가 조금씩 변했습니다. 


이유를 생각해보았습니다. 왜 나의 마음이 이렇게 잔잔해졌을까. 아마 몇 가지 원칙을 정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가장 큰 이유는 저를 둘러싼 환경이 예전과 많이 달라졌기 때문이겠지만, 그러는 과정에서 저 역시도 마음먹은 것들이 있었습니다. 그중 하나는 단순한 원칙을 만드는 일이었습니다. 남이 내게 무언가를 부탁하면 스스로에게 '하고 싶은가?' 이렇게 물어보는 거죠. 그래서 하기 싫으면 거절합니다. 생각보다 제가 다른 사람의 요청대로 살고 있었더군요. 좋게 말하면 예스맨, 나쁘게 말하면 호구였던 거죠. 꽤 많은 사람들은 의도했건 의도하지 않았건 자신의 방식대로 타인을 끌어들이려 합니다. 단호한 대답을 듣기 전까지는 집요할 만큼요. 그래서 스스로에게 '하고 싶은가'하고 물어보고, 싫으면 거절하는 연습은 매우 중요합니다. 거절이 없으면 남들이 원하는 대로 살게 되니까요. 


반면에 제가 무언가 해야 한다고 느낄 때가 있잖아요? 가령 브런치에 칼럼을 올린다든가, 운동을 해야 한다든가 하는 식으로요. 그럴 때도 스스로에게 물어봅니다. '하고 싶은가?' 이때는 하기 싫다고 생각되면 '곧바로' 하려고 합니다. 곧바로 시작하지 않으면 제 무의식이 저를 설득합니다. '귀찮지? 힘들겠지? 더 재미있는 게 많잖아. 조금 있다가 해. 시간은 많아.' 보통 중요하고 필요한 일은 자꾸 안 하려고 합니다. 신경을 써야 하고 귀찮고 두렵고 그러니까요. 그래서 이게 도움이 됩니다. 단순해져요. '하기 싫어? 그럼 해!' 이런 단호함이 없으면 본능대로 살게 되겠더군요.


머릿속이 단순해지자 마음도 편해졌습니다. 하고 싶지 않은데 남을 위해 하던 일과, 해야 하는데 내가 나를 속여서 못하던 일이 머릿속에서 가라앉았기 때문입니다. 


오늘도 끊임없이 물어봅니다. 


'정말 이거 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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