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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호 Mar 20. 2020

'재택'의 시대

- 무엇이든 집에서 할 수 있어야 한다

'코로나 19'에 대해 처음 들었을 때는 상황이 이렇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조금만 조심하면서 지내면 금방 사그라들겠지 생각했지요. 그런데 그렇지 않았습니다. 지금까지의 전염병과는 차원이 다르네요. 회사에, 쇼핑몰에, 마트에, 학교에, 학원에, 술집에, 카페에, 노래방에, PC방에 있을 사람들이 모두 '집'에 반강제적으로 갇히고 있습니다. 


제가 근무하는 회사는 업무 특성상 아직 재택근무를 실시하지 않고 있습니다. 전 직원이 조심조심 개인위생을 철저히 한 덕에 다행히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만일을 대비해서 저희도 비상시 재택근무 계획을 짜 놓았지요. 그런데 저희 팀 비상 계획을 짜면서 생각보다 재택을 하기 위한 기술적 어려움은 별로 없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동안 충분히 발전한 컴퓨팅 기술과 모바일 앱 등을 조금만 적용하면 위기시에 얼마든지 집에서 일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겁니다.  


이번에 회사의 제 컴퓨터는 텅 비게 되었습니다. 주요 정보는 회사의 서버에 저장하고 기타 자잘한 보고서 따위의 일상 업무 관련 자료는 클라우드에 저장해 놓았지요. 마소의 원드라이브나 구글 드라이브, 드롭박스, 네이버 클라우드 등의 클라우드 서비스가 이렇게 이음새 없이 맥에서, 윈도우에서, 휴대폰에서, 태블릿에서 잘 활용된다는 것도 놀라웠습니다. 업무 특성상 회의를 자주 해야 하지만 그 역시 모바일 앱으로 간단한 것은 해결할 수 있고, 정 모여야 한다는 스마트 워크 플레이스에서 만나면 될 듯합니다. 


코로나 이전에도 재택근무에 대해서 논의된 적이 있었습니다. 부정적이었지요. 우리의 습관과 마음이 준비가 안되어 있었던 까닭일 겁니다. 집에서 하면 집중이 안될 것 같아, 그래도 얼굴을 보면서 일 해야지, 눈에 안 보이면 나태하게 일하지 않을까 등등 이런 생각들이 재택근무의 도입을 지연시키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코로나 19가 그런 심리적 장벽을 뛰어넘어 '재택'을 강제하고 있는 형국입니다. 


단지 '일'의 영역 만이 아니지요. 늘 학교와 학원을 오가며 '관리' 받았던 초중고 학생들은 최장기 방학을 겪으며 집에서 온라인 강의와 함께 자기 주도적으로 학습하는 법을 익혀야 합니다. 대학교수들과 강사들은 갑작스레 유튜버가 되어야 했지요. 대학생들은 모두 사이버 대학의  학생들이 되었고요. 대형마트나 쇼핑몰에 다니던 5-60대 주부들은 쿠팡, 마켓 컬리 등 모바일 쇼핑의 세계를 불가피하게 경험해야 했습니다. 모두 '집'에서 일상을 꾸려야 했습니다. 바야흐로 '재택'의 시대가 코로나 19 때문에 열린 것입니다. 


분명 코로나 19는 물러갈 것입니다. 속히 그렇게 되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기원합니다. 수고하시는 의료서비스 관계자분들, 고통받는 자영업자분들, 그 밖에 저를 포함해 일상의 위협을 느끼는 모든 분들이 하루빨리 웃음을 찾게 되길 바랍니다. 


그리고 우리의 일상도 조만간 평온을 되찾을 겁니다. 다시 학생들은 학교와 학원으로, 대학교수들과 강사들, 학생들은 캠퍼스로, 직장인들은 일터로, 주부들은 마트와 쇼핑몰로 돌아갈 겁니다. 


하지만 우리 모두의 '심성'은 바뀌어 있을 것입니다. 마음의 습관에 변화가 일어나 있을 겁니다. 해보기 전에는 심리적으로 거북했던 일들을 반강제적으로 막상 해본 사람들은 온라인과 모바일의 편리함을 다시 일상으로 불러들일 것입니다. 그리하여 삶의 모양이 변할 것입니다. 일과 생활의 시간적 경계에 이어서 공간의 경계도 무너지고, 출퇴근과 함께 했던 직장의 라이프 스타일도 급격하게 변해갈 것입니다. 


코로나 19로 인해 '재택'의 시대가 우리나라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각 개인들은 그 변화에 어떻게 적응해 가야 할지 준비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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