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거나 말거나 오늘 아침에도 태양은
태양은 다시 눈부신 얼굴로 / 정건우
아내와 절친한 호프집 사장 이사벨라가
문 닫기 사분 전에 칼에 찔리고
죽기 십칠 분 전
낼 점심은 월남 쌈밥을 먹자며
별스럽게 긴 수다 끝에 전활 끊었다는 것이고,
옆 동에 수상하던 인초 아비가
기어코 처녀 어딜 만져서
삼천만 원을 물어주게 생겼다며
인초 어미는 아파트를 들었다 놨다는 것이고,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해 싸며 나는
내일 영세받는 마누라 옆에 바짝 붙어서
게거품 훈수를 둔 것인데,
이게 전부 어젯밤 열 시 반쯤 일이라는데,
그러거나 말거나 오늘 아침에도
태양은 다시 눈부신 얼굴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