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징 솔로
친구의 말씀인 즉 / 정건우
- 에이징 솔로
처자식은 엇다 두고 이렇게 헤매는 거냐고
벽안의 여인이 묻더라는 것이다
신장 위구르에서,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밤열차를 타고
히말라야 라다크 마을 어느 카페,
뜻 없이 40일을 따라온 여자가 새파란 눈빛으로 묻는데
시발, 쌈박하게 해 줄 말이 내게 있나
해발 고도 삼천 오백미터 서늘한 고지에서
가물가물 살아나는 마을의 불빛을 내려다봐도 감흥이 없어
공복 혈당이 사백 넘게 도진 몸으로 그만 집에 와버렸지
어딜 가나 처자식 없는 이역만리
보탤 것도 뺄 것도 없이 나는 바람으로 떠돌다
배꼽 옆에 인슐린 주사를 꽂네
밥만 먹으면 용호동 언덕으로 마실을 오네
혈당 스파이크처럼 치솟는 불빛이 까무러치도록 어여쁜
동네를 볼 때마다 눈물이 나데
그래, 자넨 그새 오줌은 좀 편해지셨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