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는 아침 열 시 정각에 울릉도로 가고
포항 여객선 터미널 / 정건우
대합실에 들어서면 껌 냄새가 난다
기다리는 사람과, 문을 밀고 들어오는 사람의
숨결 같은 향기
섰는 이 앉은 이 할 것 없이 껌을 씹는데
폐 속이 자그럽다 마치 파도가 오는 것 같다
울렁거리는 가슴을 쉼 없이 씹어 다지는
사람들 옆에 서 있으면
내 고향 강원도 양구 산속 군인극장에 온 것
같다
배는 아침 열 시 정각에 울릉도로 가고
구경온 나만 혼자 남아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향기를 쫓는다
할 말이 많다는 듯 고동이 울린다
시퍼런 바다를 이고 집으로 오는데
멀어졌던 메아리처럼 돌아온 향기가 귀밑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