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를 만나면

내 가슴속 가장 깊게 해가 지는 서쪽 격렬비열도 같은 그와,

by 정건우

그를 만나면 / 정건우


만나고 싶었던 그와

반나절만 함께 있으면 좋겠네

아무 때고 괜찮으니 어디서

맛있는 밥을 같이 먹으면 더 좋겠네


두 시간이면 하고 싶던 말 다 할 것이고

의자를 앞쪽으로 바짝 끌어다 앉아

그의 눈빛에 마냥 숨을 섞고

섞인 숨을 조금씩 아껴 마시며

나머진 그의 생각으로 내가 간직하겠네


세상 밖을 유영하는

한 오리 티끌이 돼서라도

끝내 내려앉고 싶은 내 영혼의 기착지

누구에게도 속해있지만 아무나 가서 품을 수 없는

내 가슴속 가장 깊게 해가 지는 서쪽

격렬비열도 같은 그와,


아무 때고 좋으니 또 어디서

새로운 소식을 맞으러 가는 것처럼

문을 같이 밀고 나가며 빨리 걸으면 설레겠네

올 때처럼 가는 곳을 내가 알기에

그가 가버린 길 옆에

오롯이 서 있으면 그립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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