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강연을 보니 우리가 그들을 만나러 다른 행성에 가려면 태양 에너지를 다 써야 할 정도로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고, 그들이 공간이동을 통해 우리한테 올 정도의 고차원 생명체라면 굳이 우리를 궁금해하지 않을 거라는 거다. 그래서 서로 동등한 입장으로 만난다는 건 불가능하고 전파 망원경을 통해 즉각적인 교신은 할 수 없지만 전파를 일방적으로 주고받는 정도는 가능할 것이라 했다. 소설이 영화화 된<콘택트>에 나오는 seti프로젝트가 바로 그것이다.
이 장에서는 비록 우리와 다를지라도 지적 생명 자체는 분명 외계에 존재할 거라 확신하고 그들이 어떠할지에 대해 끊임없이 상상한다. 현명한 외계인이 실제로 우리의 텔레비전 전파 신호를 해석한다면 그 내용이 그들 보기에 얼마나 웃기는 내용인가라는 엉뚱한 생각까지 하면서. 그때나 지금이나 방송 내용이라는 게 물질에 혹하게 만드는 상업광고, 끊임없이 언급되는 국제 분쟁과 위기, 사회구성원들과의 불화가 고작이니 말이다.
다른 사람 보기 부끄러워서가 아니라 외계인 보기 부끄러워서가 되나. 정말 우주로 환경을 넓히면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구나 싶다.
우주여행자 보이저호에 실어 보낸 골든 디스크도 우주, 외계 지성체를 이웃으로 생각할 때 할 수 있는 프로젝트다. 펜팔 친구에게 내 얘기를 쓴 편지와 소중한 선물을 보내듯, 어딘가에 있을 우주 친구에게 지구 생명체들의 다양한 모습을 보낸다는 것은 가슴 떨리고 낭만적인 일이다.
흰긴수염고래가 바다 속 깊은 곳으로 사랑의 노래를 보내듯이, 이 레코드에 우리의 우주적 이웃에 대한 인류의 사랑을 실어 우주 저편 먼곳으로 보내는 셈이다.(p575)
예순 종류의 언어로 된 인사말(한국말, '안녕하세요'도 있다), 혹등고래들이 주고받는 인사말, 세계인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 여러 문화권에서 즐기는 음악, 자연의 소리, 기술 문명이 내놓는 각종 소리까지 실었다 한다. 그들이 비록 해독할 가능성이 없을지라도 그들에게 사랑의 노래를 띄우는 것은, 이런 시도 자체가 중요한 의미를 갖기 때문이라니 우주로 향한 열망을 짐작하고도 남겠다. 이 레코드판에 실린 정보의 수명은 10억년은 된다고 하니 인류라는 종에 관한 정보는 영겁의 세월 동안 길이길이 기억될 것이다.
이렇게라도 외계 문명권과 접속이 가능 할 날을 기대하며 먼저 좋은 이웃의 모습으로 지구를 가꾸어야 된다. 의식의 산물인 지능으로 자칫 자기 파멸의 길로 갈수 있고, 어쩌면 가고 있는지도 모르는 인류의 모습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다.
우주적 시간 척도에서 볼 때 지극히 짧은 시간이겠지만 우리는 어서 지구를 모든 생명을 존중 할 줄 아는 하나의 공동체로 바꿔야 한다. 그리하여 지구상에서 평화를 유지하는 한편, 외계 문명과의 교신을 이룩함으로써 지구 문명도 은하 문명권의 어엿한 구성원이 돼야 할 것이다.(p5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