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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거니 Jan 08. 2017

Hammam de Marrakech

의식 없는 동물들은 결코 맛볼 수 없는 오르가슴이다.

오늘은 Marrakech 의 작은 호텔방에서 특별한 일정 없이 뭉개고 있다. Morocco 에 도착하여 이미 4박을 했지만 총 20박의 일정을 생각하면 이렇게 체력을 비축해야 한다.

오전 내내 브런치와 딩굴다 광장에서 점심을 때우고 소위 사우나를 하겠다고 Les bains de Marrakech 를 어렵게 찾아갔다. Hammam 은 사우나와 때밀이(skin scrubbing)가 포함된 것을 의미하고 Bath 는 사우나만을 의미한단다. 예전 터키의 Hammam 에서 Massage 를 건장한 털복숭이 남자한테 받았던 기억이 있어 남자가 해주냐? 여자가 해주냐고 물었다. Massage를 여자가 해준다기에 Moroccan 여인의 부드러운 손길을 느끼고 싶어 전통적인 Hammam & Massage 팩키지를 지금 하고 싶다하니 오늘은 이미 예약이 꽉차서 안된단다. 참고로 Traditional Hammam & Massage package 가 600 디르함(1달러가 9.8 디르함) 이다. 아쉬운 마음에 Hammam 만을 하는 것도 안되냐고 물으니 저녁 6시에나 가능하단다. 지금이 오후 세시도 안되었는데...

인생에 이런 날도 많다. 크게 실망할 것도 없다. 다시 호텔로 돌아와 침대에 누워 브런치를 만지작 거린다.

브런치에 발행할 글을 만지작 만지작 할 때 나의 의식이 최고조로 깨어 있음을 나는 느낀다. 위험해 보이는 구시가지 Medina 의 뒷골목을 걸을 때의 긴장감에 버금갈 정도로...

남의 브런치 글을 읽다가 홀로 빙그레 미소 짓거나 아니면 가슴이 먹먹해오는 감동을 느낄 때 야릇한 기분이 든다. 즐겁고 재미있는 일이다. 이것은 의식이 있는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것이다. 의식이 없는 동물들은 결코 맛볼수 없는 오르가슴이다.

메디나의 대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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