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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거니 Jan 10. 2017

Atlas mountains

Good experience in Kasbah Tebi

Marrakech 를 출발하여 눈이 많이 남아 있는 아틀라스산맥을 넘었다. 버스를 타고...

아틀라스산맥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 Jebel Toubcal (4167m) 을 멀리 돌아 Tizi N'tichca pass (2260m) 를 넘었다. 아틀라스 산맥의 동쪽은 Sahara 의 시작이다. 아틀라스 산맥 덕분에 호전적인 알제리로부터 모로코왕국이 견딜 수 있었단다. 점점 Sahara 에 가까이 가고 있다.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벅차오르는 단어가 있다. Amazon, Andes, Patagonia, Capetown 그리고 Sahara...

오늘의 목적지 Ait ben haddou 는 UNESCO 문화유산인 요새화된 마을이다. 아프리카 Sudan 에서 출발하여 Sahara 사막을 넘은 대상들이 목적지인 Marrakech 로 향하면서 지나는 길목이고 아틀라스 산맥을 넘기전에 잠시 쉬어가는 곳이다. Medina 의 형태를 띠고 있고 창문이 없는 높은 벽을 가진 Kasbah 가 여러 채 있다. 보존상태가 제일 좋은 Kasbah 에 'Kasbah Tebi' 란 호텔(?)이 운영되고 있다. TripAdvisor 평가도 9점이 넘는다. 눈에 띠는 후기에 'Good experience' 란다. 그래서 자기로 했다.

좋은 경험은 오래되었다는 것에서 오는 것이 아니고 전기가 없다는 것에서 온다는 것을 알았다. 당연히 등이 없어 양초를 켜고 샤워를 해야 한다. 인터넷도 당연히 안된다. 그러나 더운물은 잘 나온다. 궁금해서 확인하니 나무보일러를 주인이 열심히 때고 있다. 사막의 밤은 춥다. 지금 한겨울에도 낮에는 20도 넘어 햇살이 따갑지만 밤에는 5도 이하다. 그런데 특별한 난방기구가 없다. 낮에는 괜찮으니 밤만 견디면 되기 때문이다. 담요를 4장을 겹쳐서 덮으니 담요가 담요가 아니다. 학교 다닐 때 뜀틀시간에 깔던 무거운 매트리스를 덮고 자는 기분이다. 담요안은 따뜻하다. 밖으로 나온 코에는 찬바람이 분다. 전기가 없으니 할 일도 없다. 저녁 8시에 일찍 자리에 누웠다. 모로코에서는 아침식사가 거의 8시다. 7시반에 해가 뜨고 그 때부터 식사준비하면 어디서나 8시에 아침을 준다. 결국 12시간을 자야만 한다. 깜깜한 곳에서...

정말 긴긴 밤이었다. 꿈을 몇번이나 꿨는지 모르겠다. 촛불로 책을 읽을 수는 없으니... 할 수 없이 계속 꿈만 꿨다. 하마터면 몽정할 뻔 했다. 매트리스같은 두꺼운 담요에 깔려 꿈이 깨지 않았다면...

전기와 인터넷 없이 산다면 매일 엄청난 꿈만 꿀 것 같다. 터무니 없는 꿈들 말이다. 그래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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