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pe of Good Hope
58년 개띠는 올해가 육순이다. 만 59세 생일인 육순의 의미는 드디어 60대가 된 것이다. 나 자신이 젊었을 때 내가 바라보던 60대는 이렇다.
'살만큼 산 사람이다.
존재가치가 거의 다 한 사람이다.'
내가 그 나이가 되었다. 지금 청춘인 젊은 사람들이 보기에 존재가치가 거의 다 한 나이가 된 것이다.
이즈음 부쩍 늘어난 노인들이 많은 문제를 야기한다. 그 중에 하나가 노인우울증이다. 노인우울증이 사회문제가 되었다. 마음의 병은 난치병이다. 렉사프로란 약이 대세인 듯 내 주변에도 많이들 먹고 있다. 진작에 먹을 껄 하고 후회하는 사람도 있단다.
왜 많은 노인들이 우울해질까? 존재이유를 못찾기 때문이다. 사는 것이 재미 없기 때문이다. 노인 본인은 존재이유를 못찾고 젊은 사람들은 존재가치가 없다고 대한다. 존재를 확인하기 위해 사람들은 잔치를 한다.
육순잔치를 하기 뭐하면 육순 기념 여행을 떠나자.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 왕복비행기표를 샀다. 10시간 정도의 장거리 비행을 두번 연이어 해야 갈 수 있는 곳, 완전히 지구 반대편인 곳이다. 희망봉(Cape of Good Hope)이 가까이 있는 케이프타운은 항상 가보고 싶던 곳이다. 치안이 불안한 남아공에서는 가장 안전하다는 도시, 어디에서나 우뚝 솟은 Table mountain 이 보이는 도시, 아프리카의 영국이라는 도시, 가까이 펭귄이 살고 있는 도시가 케이프타운이다. 아프리카의 남쪽 끝이라 1월에는 여름이고 관광시즌이다.
2018년 1월 3일 출발, 에미레이트항공을 이용하여 두바이 환승인 항공권이 1000불이다. 혼자 떠나면 배낭메고 나미비아도 가볼까 했는데 2018년 1월 2일 육순인 대학동기가 함께 가겠단다. 그래서 여행스타일을 바꿨다. 골프채를 갖고 가기로 했다(무료수화물 30 kg). 렌트카에 골프채를 싣고 케이프타운 주변을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 같다.
10시간이 넘는 비행기를 두번이나 타고 갈만큼 케이프타운이 갈만한 곳일까 하는 의구심이 들 수 있다. 왜 그렇게 멀리까지 가냐고 누가 내게 묻길래, 더 나이들면 못 갈 것 같아 간다고 대답했다. 여행은 어디를 가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여행은 살고 있는 이 곳을 떠나는 것이다. 일상을 떠나는 것이다. 먹는 것도 입에 안맞고 잠자리도 불편하고 이동도 힘들지만 일상으로부터의 탈출을 나는 항상 꿈꾼다.
육순기념 여행 동반자 환영합니다. 경치 좋은 곳에서 골프치는 것을 좋아하고 일상으로부터 탈출이 가능하신 어르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