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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거니 Sep 27. 2018

노후대비 1





동물의 가장 근본적인 본능이 생존과 번식이라고 한다.

인간도 동물이다.

그러나 과연 현대의 인간이란 동물에게도 번식욕구가 있는지 모르겠다. 결혼을 아예 안하는 비혼남녀도 늘고 있지만 이즈음 결혼한 부부들 중에도 아이를 낳지 않거나 하나만 낳는 경우를 많이 본다. 남녀 둘이 결혼하여 아이를 하나만 낳는 경우도 번식욕구는 없다고 봐야 한다. 왜 번식욕구가 점점 없어지는 것일까?

노르웨이를 혼자 여행하는 중에 florli 란 작은 마을의 큰 집에서 함께 잔 가족이 있었다. 부부는 27살, 25살, 23살, 그리고 12살의 아들이 있다고 했다. 2년마다 꼬박꼬박 낳다가 중간에 11년동안 무슨일이 있었냐고 궁금해서 물었다. 초등학교 선생님인 엄마가 엄청 부끄러워 하면서 대답을 못한다. 그런 개인적인 질문을 처음 받았나 보다. 외국인에게는 궁금해 할 수도 있다는 것을 처음 느꼈나 보다. 내가 웃으며 11년 동안의 다섯명의 아들들은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냐고 더 짖굳게 물었다. 이 정도는 낳아야 번식의 욕구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아이를 낳지 않거나 하나만 낳는 것은 생존의 두려움이 번식의 욕구를 덮어버린 것이 아닌가 싶다. 불안한 자신들의 노후문제를 생각할 때 여러명의 자식을 갖는다는 것은 엄청난 부담과 리스크가 될 수 있다. 아이를 낳고 키우는 것은 무척 힘든 일이다. 그러나 아이들은 성장하면서 부모에게 다른 것과 비교할 수 없는 엄청난 기쁨을 안겨준다. 잘 큰다면 말이다...

잘 크지 못하는 자식은 부모에게 엄청난 부담이다. 더욱이 장애라도 있다면 더 큰 부담이다. 부모와 자식간의 관계는 뗄 수 없는 천륜이기 때문이다.

자식이 독립하기 전에 부모는 자식에 대한 특권이 있다. 아버지는 가장으로서의 특권이 있고 어머니는 훈육의 특권이 있어 회초리를 들기도 하고 온갖 잔소리로 아이들을 괴롭힐 특권이 있다. 간혹 이러한 특권을 잘못 인식한 부모들이 자신의 아이들을 학대하여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기도 한다.

어디선가 읽었다.

'자녀에 대한 부모로서의 특권은 자녀의 복지에 대한 무한 책임과 함께 존재하는 것이다.'

노후를 대비한다는 것은 결국 생존의 두려움에서 시작하는 것이다. 노후의 가장 큰 리스크는 자식이다. 자녀가 다 성장하고 자신들의 자아에 따른 명령에 의해서 행동할 때 비로소 부모로부터 독립한 것이다. 그러나 예전보다 이러한 독립이 쉽지 않다는 것을 느낀다. 어쩌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대부분의 노후 대비가 경제적인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가장 큰 리스크인 자식의 문제는 경제적인 것만으로 해결되거나 해소될 수 없다. 아들과의 관계, 딸과의 관계를 잘 갖는것이 가장 중요한 노후대비가 아닐까 싶다. 관계는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아들과 딸의 출생과 함께 시작되는 것이다.

결혼한 딸이 2019년 2월에 아들을 낳을 것 같단다.
외손자라는 새로운 관계에 대해 깊이 생각해봐야할 시점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사진 중의 하나다. 1990년 8월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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