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재거니 Dec 20. 2018

책을 읽는 것과 여행은 닮았다.

습관은 무서운 것이다.


이즈음 책을 재미있게 쓰는 사람이 많다. 책을 읽는 중에 나를 깨닫는 경험이 많아졌다. 그 순간의 환희 때문에 책을 읽는다. 환갑이 되어 독서가 이렇게 재미있어 지다니 사람 일 모를 일이다.

나는 원래 여행을 좋아했다.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을 좋아한다. 여행을 하면서 많은 생각을 하고 여행이 끝나면 내가 성숙해졌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인생이 여행이고 일상이 여행이길 바랬다.

책을 읽는 것과 여행이 많이 닮았다. 나를 깨닫는 다는 면에서...

여행 에세이를 읽다 보면 내가 여행하고 있다는 착각이 들기도 한다. 나도 그곳을 여행하여 에세이를 쓴 작가가 그곳에서 느낀 감정을 재현하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한다. 효용가치를 따지면 읽는 것이 하는 것보다 훨 낫다.

좋은 책을 들고 여행을 떠나면 효과 백배란 생각이 들었다. 평상시에는 읽기 힘든 어려운 책도 여행 중에 읽으면 이해되는 경험을 이즈음 많이 한다.

여행을 떠나면 아무래도 일상을 떠났기에 여유가 있다. 별로 하고 싶지 않지만 해야 하는 일에서 벗어나 의식의 집중을 방해 받지 않는다. 그리고 여행을 떠나면 익숙하지 않은 공간에 있기에 아무래도 긴장하고 불안하다. 이러한 여유와 불안감이 책의 내용을 이해하는 능력을 고양시키는 것 같다.

내 여행의 스타일이 한 군데 2박 이상 머무르며 천천히 어색함과 경이로움을 즐기는 것이었는데 여기에 읽고 싶은 책 몇권을 들고가는 것이 추가되었다. 돈 들이고 시간 내서 여행 갔는데 무슨 독서냐고 할 사람이 많겠지만 집에서의 독서와 여행지에서의 독서가 다르다. 여행과 달리 관광은 원래 힘들다. 몸이 힘들면 책의 내용이 이해되지 않는다. 그리고 관광할 때는 책 읽을 시간이 없다. 가끔 어쩌다 관광도 하지만 난 여행을 한다.

동행이 있어 좋을 때도 많지만 솔직히 불편할 때도 많다. 그리고 동행이 있으면 사색의 시간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내가 혼자 여행 하는 이유’를 쓴 오스트리아의 카트린 지타에 의하면 “혼자서 여행을 떠나 자신을 바라보고 자신과 함께 시간을 보내다 보면 자신이 어떤 두려움을 갖고 있는지 분명히 알게 되고, 새로운 목표가 저절로 세워지며, 새로운 길을 걸어 보고 싶은 마음이 생겨난다.”했다. 나도 그녀의 생각에 점점 공감하고 있다.

“습관을 고치기 위해서는 마치 처음 보는 것처럼 자신의 행동을 낯설게 봐야 한다. 새로운 환경에 나를 던져 놓아야 무의식중에 내가 하는 행동을 알아 차릴 수 있다.“ ‘내가 혼자 여행 하는 이유’에서...

습관은 무서운 것이다. 행동뿐 아니라 사고의 습관이 더 무서운 것이란 생각이 든다. 고착된 사고, 유연하지 못한 사고는 자신의 인생뿐 아니라 가까운 주변 사람들을 힘들게 한다. 모든 것이 습관이 되지 않도록 경계해야겠다.

어찌할 바 모르는 인생이나 지루한 인생에서 벗어나는 좋은 방법이 책을 들고 여행을 떠나는 것이란 확신이 든다.

매거진의 이전글 유토피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