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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거니 Apr 03. 2022

코로나 투병기

드디어 코로나에 걸렸다.(2022년 3월 21일)


전 국민의 1/5인 1000만 명의 누적 확진자가 생겼다는 뉴스 전 날 확진자가 되었다. 월요일 아침이었다. 아무래도 몸이 좀 이상하다. 열은 없지만 약간의 근육통과 목이 좀 불편하다. 지난 목요일 세 시간 연강을 하고 나서부터 목은 좀 불편했다. 월요일 아침 자가진단키트에서 양성이 나왔다. 그리고 근처 의원에서 진단검사를 통하여 확진되었다. 나와 함께 6명이 동시에 검사하였는데 무려 4명이 양성이었다. 오미크론과 스텔스 오미크론이 반반 정도 검출되던 시기였다. 오미크론의 잠복기가 이삼일 정도로 짧은 것을 감안하면 배드민턴 동호회나 토요일 오후에 방문한 이비인후과에서 감염된 것일지 모르겠다. 이비인후과 대기실은 환자들로 가득했는데 환자 중의 반 이상은 코로나 검사를 하러 온 사람들이었다.


확진자는 7일간 격리라 월요일 확진자는 일요일 밤까지 집에서 격리해야 한다. 일단 월요일과 목요일 강의를  휴강하고 골프 약속도 모두 취소하고 격리에 들어갔다. 집에 있던 종합감기약을 먹고 월요일과 화요일은 종일 잤다. 화요일 오후에 보건소 직원이 5일 치 약을 직접 배달해 주었다. 진통제가 포함되어 근육통도 목요일 이후에는 느낄 수 없었다. 심적으론 다 나은 것 같았다. 종일 스마트폰을 붙잡고 유튜브와 뉴스를 보다가 지겨우면 책을 보았다. 다행히 내 방에는 최근에 도서관에서 빌린 책들이 많이 있었다. '인구 쇼크'와 '보통사람들의 전쟁'이란 책 두 권이 감방 아닌 감옥의 시간을 즐겁게 해 주었다.


일요일 밤 격리 해제되고 월요일 아침에 망설였다. 월수금 예정된 배드민턴 레슨을 갈 것이냐 말 것이냐를. 자가진단키트를 해보고 결정하겠다고 마음먹었다. 아직 양성이었다. 배드민턴 코치에게 좀 더 쉬어야겠다고 문자 한 후 월요일 강의를 위해 출근했다. 한 주를 휴강했는데 더 이상 휴강을 할 수는 없다. 배드민턴 외에는 일상으로 돌아왔지만 진단키트는 매일 양성이 나왔다. 결국 목요일 아침이 돼서야 진단키트 음성이 떴다. 그러나 증상은 아직 남아있었다. 원래 열은 없었고, 격리 동안에는 근육통이 좀 있었지만, 가래와 목소리에 바이러스가 긴 흔적을 남겼다. 격리 해제 후 7일이 지났지만 아직도 몸은 정상이 아니다. 아무리 피곤해도 7시간 자고 나면 개운했는데, 9시간을 자고나도 몸이 개운하지 않다. 그러는 동안 전 국민의 1/4이 확진되었다는 뉴스가 나온다.


격리기간 동안 읽은 '인구 쇼크'에 스페인 독감 이야기가 나온다. 1919년 스페인 독감이 지구를 휩쓸고 지나갔을 때 지구 전체의 인구는 20억 명 수준이었단다. 5000만 명이 스페인 독감으로 사망했다고 추정한다. 인구의 2.5%가 바이러스로 사망한 것이다. 과학의 발달이 없었다면 아마 이번 코로나 사태에서도 엄청난 사망자가 나왔을 것이다. 식량생산이 늘어남과 함께 지구의 인구는 지속적으로 증가했지만 최근 100년 사이에 기록적으로 늘었다. 선진국에 도달한 나라들은 급격한 출생아 감소로 인하여 인구가 줄고 있지만, 선진국이 아닌 나라들은 아직도 인구가 빠르게 늘고 있다. 곧 100억에 도달할 지구의 인구는 엄청난 자원과 에너지를 소비하며 지구환경을 거의 재앙 수준으로 몰아갈 것이다. 소행성의 충돌로 인한 급격한 지구환경 변화가 공룡을 비롯한 대부분의 종을 멸종시켰는데 이제는 인류가 지구의 모든 종을 멸종시킬지 모르겠다.


이런 지구에서 내 딸 지민이는 6월 말에 둘째를 출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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