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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거니 Aug 02. 2022

금연에 성공했냐고?

금연이 어려운 이유


니코틴은 중독성이 아주 강한 물질이다. 코카인, 헤로인, 필로폰은 경험해 보지 않아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지만 유명한 이것들보다 니코틴의 중독성이 더 강하단다. 결국 금연치료가 마약중독 치료보다 더 힘들다는 얘기다. 금연캠프에서 들은 얘기다. 금단증상으로 인하여 초기 8일 이내에 대부분 금연에 실패한단다. 오늘이 금연 9일째다.


니코틴과 타르가 적은 담배도 해롭기는 마찬가지다. 더 많이 피워 발암물질의 흡입은 더 많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궐련형 전자담배도 마찬가지다. 태우지 않고 찌는 경우에 발암물질이 더 많이 생성된다는 실험 결과도 있다. 최근에 도입된 액상담배는 더 무시무시하다. 가습기 살균제 같은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런 피해가 발생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결국은 한참 후에 밝혀질 것이다. 호흡기 내과 의사 선생님 강연에서 들은 얘기다.


흡연 갈망은 반복된다. 니코틴 흡입이 일종의 쾌감으로 뇌에 작용한다. 이러한 보상에 길들여진 뇌는 흡연을 갈망한다. 아침잠에서 깨자마자 피우는 첫 담배가 그날 피우는 어느 담배보다 맛있다. 한동안 금연했다가 피우는 첫 담배가 그 이후에 피우는 어느 담배보다도 강하다. 금연을 여러 번 시도했던 사람들은 경험적으로 안다.


흡연 갈망은 두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우선 배경 갈망이다. 영어의 'background'를 배경으로 번역하여 처음 들었을 때, 무슨 소리인가 했다. 종일 일정하고 지속적인 상태로 유지되는 갈망이다. 니코틴에 중독된 뇌가 끊임없이 은근하게 니코틴을 찾는 것이다. 이 배경 갈망에는 약물치료가 확실히 효과가 있다. 약물이 뇌의 니코틴 수용체에 붙어 비슷한 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계속 금연하면 배경 갈망은 점차 서서히 줄어든다. 약물의 도움이 없어도 갈망이 거의 바닥이 되는 기간이 8주에서 12주다.


문제는 삽화 갈망이다. 영어로는 'episodic'이다. 환경이나 상황에 의해 흡연 욕구가 유발된다. 담배를 보거나 냄새를 맡거나. 오래 금연하고 어쩌다 담배 냄새를 맡았는데, 담배 냄새가 구수하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아직도 삽화 갈망이 있는 것이다. 나처럼 커피, 맥주를 마시거나, 고기나 회를 안주로 소주를 마시는 경우 항상 흡연을 한 사람은 이런 환경에 놓이면 흡연 욕구가 생긴다. 금연한 지 몇 년이 지나도 나타날 수 있다. 아주 쎈 갈망이 갑자기 찾아올 수 있다. 혼자 여행하다 좋은 경치 앞에 서면, 가슴이 먹먹해지고 커피나 맥주가 생각난다. 커피나 맥주를 즐기다 보면 담배가 생각날 것이다. 전형적인 삽화 갈망이다.


중독은 병적 상태이거나 정상적으로 판단할 수 없는 상태다. 흡연은 니코틴 중독이라 이성적으로 벗어날 수 없다. 그래서 흡연 욕구 아니 갈망이 생기면 미리 준비된 대처가 필요하다. 심호흡 10회, 찬 물 한 컵 단숨에 들이켜기, 가벼운 양치질, 근육 운동 등 많은 대처 방법을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갈망이 나타날지 모르니까...


금연캠프를 다녀왔다 하니 많은 사람들이 묻는다.

금연에 성공했냐고?


금연 성공의 기준은 6개월이다. 6개월 동안 금연했다면 니코틴 중독에서 생리적으로 벗어난 것이다. 성공의 반대는 실패다. 편의점에서 담배를 사면 실패다. 결국 다시 흡연의 길로 들어섰고 바로 니코틴에 중독될 테니까. 어쩌다 술자리에서 남이 권한 담배를   피우면 그것은 실패가 아니고 실수라고 한다. 한두 번의 실수가 항상 흡연의 길로 가지는 않는다. 그러나 실수가 반복되다가 갈망에  이겨 담배를 사는 순간 금연에 실패한 것이다. 그런 경험이 여러 번이다. 성공하려면 이번에는 실수 조차 하지 말아야 한다. 가능한 술자리를 피하고, 피할  없는 술자리라면 정신줄  붙잡고 버텨야 한다.


담배 말고도 좋은 것 많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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