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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거니 Dec 18. 2022

브런치 하는 이유

읽고 생각하고, 생각을 정리하여 쓰는 것(브런치 하는 것)이 즐겁습니다. 읽는 것은 남의 인생을 엿보는 것이고, 생각은 나 자신의 지난 인생을 되돌아보는 것입니다. 남의 인생과 내 인생을 비교하기도 하지만, 정리되지 않던 내 인생이 남의 인생으로 인해 정리되기도 합니다. 그러면 마음이 편해집니다. 나 자신의 트라우마들이 치유되고 있는 기분입니다.


가끔 남들이 좋은 글이라고 또는 재미있게 읽었다고 칭찬해주면 즐겁습니다. 아직도 이 나이(만 64세)에 칭찬받는 것을 좋아하는 것이 신기합니다. 역시 사회적 동물인 호모 사피엔스는 인정 욕구에 목말라합니다. 그러나 칭찬을 받으려면 다 드러내야 합니다. 옷을 다 벗고 돌아다닌다면 창피하듯이, 내 머릿속을 다 드러내면 좀 민망합니다. 그렇지만 감추지 않고 다 보여줘야 합니다. 그래야 내 생각에 동감해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건강수명(기대수명 말고)이 얼마나 남았는지 모르지만, 내가 한국 60대 평균이라면 10년 정도 남았습니다. 건강수명 이후의 연옥 같은 시간(요양원이나 요양병원에서 지내는 시간)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치매도 걱정됩니다. 읽고 생각하고 쓰는 것이 조금이라도 치매의 도래를 늦춘다면 좋겠습니다.


의미 없지만 하면 즐거운 것을 저는 취미라고 생각합니다.


이즈음 여럿 있는 취미로 즐겁게 인생을 흘리고 있습니다.


브런치 글 쓰는 것이 즐겁습니다. 읽고 생각하는 것이 이렇게 좋은 줄 예전엔 미처 몰랐습니다. 좋은 글과 좋은 책이 이렇게 많은 줄 몰랐습니다.


아침마다 배드민턴 동호회에 나가는 것이 즐겁습니다. 셔틀콕을 쫓다 보면 이 나이에도 다리에 근육이 붙는 것이 신기합니다.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이 어울려 운동하는 것이 이렇게 재미있는 줄 예전엔 미처 몰랐습니다. 배드민턴이 소뇌가 위축(노화의 당연한 과정)되어 오는 어르신 걸음걸이의 도래를 조금이라도 늦춘다면 좋겠습니다.


예전만은 못하지만 여행(혼자 여행하는 것 포함)하는 것이 아직은 즐겁습니다. 예전만 못한 이유는 새로운 환경 적응력이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특히 비데가 없는 화장실을 만날까 봐 만나기 전부터 걱정입니다. 그러나 여행을 계획할 때가 가장 즐겁습니다. 전생이 철새였나 봅니다( https://brunch.co.kr/@jkyoon/315 ).


이런 취미들이 치매를 늦추고, 어르신 걸음걸이를 늦춰 연옥에서 지내는 시간이 없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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