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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거니 Feb 12. 2023

말레이시아

이슬람은 대단한 종교임에 틀림없다.


말레이시아는 몇 번 와봤지만 이번에도 새롭다. 도로사정도 좋고 상당히 깨끗하다. 무슬림의 나라라서 그런가 싶다. 인구가 3400만 정도라니 제법 많은 편이다. 천연자원이 풍부하고 이즈음 제조업이나 의료업 분야의 발전도 활발하다고 한다.


공항에서 렌터카를 빌렸다. 우리와는 반대인 좌측통행을 하는 나라라 조금 불안하기는 하지만 3년 전에도 했고 남아공( https://brunch.co.kr/@jkyoon/182 )과 일본에서도 경험했기에 할만하다. 정신을 바짝 차리고 한다면... 속도 내지 않고 차선 중앙을 유지하는 것에 신경 쓰면서 방어운전을 해야 한다. 좌측통행을 하는 나라에서 운전할 때 가장 위험한 상황은 마주 오는 차량과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핸들을 꺾는 방향이 반대인 것이다. 습관적으로 우리는 오른쪽으로 꺾는다. 습관이 전혀 다른 것이다. 그래서 운전할 때 항상 극도로 긴장해야 한다.


말레이시아의 인기 있는 스포츠는 배드민턴이다. 배드민턴을 한 일 년 치다 보니 말레이시아의 배드민턴 영웅 리총웨이( https://brunch.co.kr/@jkyoon/477 )를 알고 있다. 올림픽에서 메달 따는 것이 힘든 말레이시아에서 세 번 연속 배드민턴 남자 단식에서 은메달을 딴 리총웨이가 이 나라에서는 유명할 수밖에 없다. 고속도로에서 주택분양광고판에서 리총웨이를 보았다. 괜히 반가웠다. 올림픽에서 세 번 연속 은메달을 땄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지만, 본인에게는 엄청난 좌절이었음을 난 안다. 두 번은 중국의 린 단에게 패했고, 마지막 역시 중국 선수에게 패했다.


한국의 많은 골프여행객으로 골프장들이 붐빈다. 코로나 때문에 그 비싼 그린피를 감수하며 한국에서 골프 치던 사람들이 이 겨울에 말레이시아로도 엄청 날아왔다. 한국 골퍼들로 붐비는 골프장을 피해 콸라룸푸르 공항 근처의 골프장을 찾았다. Kota Sieramas golf club...


콸라룸푸르에서 차로 한 시간 정도 떨어졌지만 이렇게 좋은 골프장이 아주 한가하다. 비가 오지 않는다면 페어웨이에 카트진입도 가능하고 골프장 레이아웃도 근사하다. 일인당 카트 포함 그린피도 5만 원 미만이다. 아주 관리가 잘되고 있는 골프장이 왜 이렇게 한국사람들이 없을까? 전망이 근사한 골프장 클럽하우스 식당에서 점심도 잘 먹고 오후 라운딩을 근사하게 마쳤다. 텅텅 빈 샤워장에서 샤워도 하고 시간도 여유가 있어 전망 좋은 식당에서 맥주를 마시고 싶었다. 어르신은 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꼭 해야 한다.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근데 맥주가 없단다. 위스키나 소주도 당연히 없다.

알코올이 아예 없다. 이럴 수가...


골프장 경영진이 무슬림이라 알코올 금지란다. 한국 골프관광객들이 없는 이유가 이해되었다. 골프 치고 샤워하고 맥주 마시는 것이 골프 3 락의 하나인데 그것을 할 수 없다는 것은 엄청난 핸디캡이다. 할 수 없이 공항 주변 시골마을에서  맥주 파는 상점을 찾았다. 그런데 없다. 그리고 물어봐도 모른다. 아마 술은 입에 대지도 않고 살아온 그리고 살아갈 사람들이 사는 곳이다. 그러니 술 파는 상점을 알리가 없다. 상점 네 군데를 돌다 실패하고 결국 공항 근처 미쯔이 아웃렛파크 편의점에서 간신히 맥주를 샀다. 500cc 타이거 맥주가 한 캔에 4,500원이다. 한국 편의점에서 2,500원인데...


말레이시아는 전체 인구의 2/3가 무슬림이라고 한다. 관광객을 접하기 힘든 지방의 무슬림들은 술을 마시지 않는다. 접할 기회조차 없다. 주변에서 파는 곳조차 없으니...


무슬림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하는 기회였다.

혹시 내가 편견을 갖고 있지는 않았는지 다시 생각해 보는 기회였다.

이슬람은 대단한 종교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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