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재거니 Jul 10. 2023

동남아가 좋아요.


1. 모든 물가가 저렴하다.

정주하거나 이동하거나 먹고 마시거나... 물가는 결국 그 나라의 국민소득과 비례한다. 임금 수준과 비례한다고 볼 수도 있고... 한국보다 물가가 비싼 잘 사는 나라를 여행하거나 정주하는 것은 내게는 스트레스다. 스트레스는 피하는 것이 답이다. 필리핀, 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 태국, 말레이시아, 미얀마, 인도네시아가 좋다. 그동안은 열심히 돌아다니는 관광여행을 했지만 이제는 한 곳에서 일정기간 정주하며 여생을 흘리고 있다.


2. 인종차별이 없다.

인종차별의 역사는 정말 오래다. 아프리카 사바나에서 살던 때는 친족이 아니면 차별을 넘어 적으로 간주하고 죽여야 내가 산다. 서유럽이나 미국을 여행하다 보면 가끔 인종차별을 경험한다. 한국에서는 많은 외국인 특히 동남아시아인들이 인종차별을 경험한다. 그러나 동남아에서는 한국인이 오히려 대우받는다. 특히 관광객은 돈을 흘리면서 다니는 사람이다. 갑을관계에서 항상 갑이다. 음식점에서도 호텔에서도 여행사에서도 항상 갑이다. 가격이 정해져 있지 않은 팁을 흘린다. 팁을 받거나 기대하는 사람은 을이라 친절할 수밖에 없다. 자본주의에서 친절은 돈으로 환산된다.


3. 보통 무지하게 덥다.

그래서 겨울에 오면 더 좋다. 동남아의 겨울은 쾌적하다기 보단 따뜻하다. 무덥지는 않다는 얘기다. 난 추운 것보다 더운 것이 좋다. 추운 겨울이 오면 피부가 건조해지면서 가렵다. 피부가 늙어서 그렇다. 바디로션을 열심히 발라야 하는데 그런 정성은 매우 부족하다. 동남아의 여름은 한국과 마찬가지다. 햇빛이 더 뜨겁게 느껴지는 이유는 대기가 깨끗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에어컨은 필수다. 에어컨조차 없는 오지는 안 가면 된다. 대부분의 관광지는 식당이건 숙소건 에어컨은 있다. 정주한다면 24시간 에어컨 밑에서만 지낼 수 있다.


4. 위생에 조심해야 한다.

특히 입으로 들어가는 것에 주의가 필요하다. 물은 항상 병이나 통에 포장된 것을 사서 마셔야 한다. 현지인들이 마신다고 함께 마시면 안 된다. 음식도 날 것은 아주 신중해야 한다. 아니 아예 피해야 한다. 위생은 어느 정도 가격에 비례한다. 보통 자신의 기준을 통과한 가장 저렴한 것을 선택한다. 여행 동반자와 기준이 크게 다르면 다툼의  발생소지가 있다. 그래서 나처럼 아예 혼자 여행하는 사람도 많다.


5. 가장 큰 문제는 모기다.

사시사철 모기가 있다. 동토 표면이 녹는 7월이나 8월 툰드라 지방의 모기처럼 극성스럽지는 않지만 동남아 모기는 작아서 잘 보이지도 않는다. 모기가 옮기는 무서운 병은 무지하게 많다. 황열, 뎅기열 및 말라리아뿐 아니라 온갖 바이러스…. 황열은 10년 유효한 예방주사가 있지만 뎅기열은 치료제나 예방주사가 없다.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하라지만 안 물리는 것은 불가능한 얘기다. 어느 정도 모기에게 헌혈을 하면서 리스크를 안고 다닐 수밖에 없다.


동남아시아를 여행 다니면서 내가 찾는 것은 딱 세 개다. 에어컨, 따뜻한 샤워, 깨끗한 침대시트다. 와이파이는 대부분의 관광지 숙소나 식당에서 연결된다. 전에는 귀찮아 들고 다니지 않던 작은 노트북을 이제는 항상 갖고 다닌다. 브런치스토리하기 위해... 자료를 찾고 유튜브 보기에 아주 딱이다. 물론 양압기 역시 필수다.( https://brunch.co.kr/@jkyoon/495 ) 양압기와 노트북을 넣고 다니는 등에 메는 전용가방을 마련했다. 점점 여행이 습관이 되어가고 있다. 일상이 되어 간다. 익숙하지 않은 일상에 익숙해지면서 여생이 흘러간다.

매거진의 이전글 시간 강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