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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거니 Nov 04. 2023

교회 차량위원회 수련회

주님과 거래

이즈음 교회는 안 나가지만 다니던 교회 차량위원회 수련회와 회식은 참석합니다.(수련회는 일 년에 두 번, 회식은 수시) 이번 수련회는 전북 고창이랍니다. 현 위원장님의 고향이기도 하고, 한참 옛날 수련회를 고창에서 한 적 있는데 그때의 장어와 복분자 맛을 잊을 수 없어서...


교회 수련회인 만큼 따로 예배도 봅니다. 수도권이면 보통 부목사님이 참석하셔서 예배인도와 설교 말씀을 하십니다. 부목사님이 참석 못하실 경우(거의 없지만) 누군가가 대신 설교합니다. 아주 먼 옛날 제가 위원장일 때 강화도 성공회 수련원에서 수련회를 진행한 적 있습니다. 성공회 예배당에서 예배드릴 때 위원장인 제가 설교한 적 있습니다. 설교라기보다는 신앙간증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위원님들 앞에서 설교를 할 만큼 믿음이 깊고 성령이 충만하지 못하니까요.  


성공회 예배당에서의 첫 간증을 기억합니다. 설교 제목이 ‘하나님 보시기에 좋았더라’였습니다. 원로집사님들이 그때를 기억하시고 이번 수련회(목사님 못 오시니)에서 제가 설교할 수 있다고 추천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제가 부탁을 잘 거절하지 못합니다.


마음이 여려서(?)...


그리고 며칠을 보내면서 키워드가 떠오르기를 기도했습니다. 떠오른 키워드가 ‘거래’였습니다. 그리고 챗GPT에게 성경구절에서 '하나님과 거래'를 찾아달라 했습니다. AI가 찾아준 성경구절들을 읽어보다가 마음에 와닿는 마태복음 구절을 선정하고 제 생각을 정리했습니다. 고쳐쓰기를 반복하며 저는 은혜받았습니다. 위원님들께 감사합니다.


마태복음 6장 30에서 34절입니다. 함께 봉독 하겠습니다.


오늘 있다가 내일 아궁이에 던지우는 들풀도 하나님이 이렇게 입히시거든 하물며 너희일까 보냐  믿음이 적은 자들아 그러므로 염려하여 이르기를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입을까 하지 말라 이는 다 이방인들이 구하는 것이라 너희 천부께서 이 모든 것이 너희에게 있어야 할 줄을 아시느니라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 그러므로 내일 일을 위하여 염려하지 말라 내일 일은 내일 염려할 것이요 한 날 괴로움은 그날에 족하니라


하나님이 우리 인간들에게 거래하자고 하시잖아요. '너희는 먼저 하나님의 나라와 하나님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하고요. 이것은 하나님 입장이고요. 인간의 입장에서 '먼저 주께서 제가 원하는 모든 것을 주시면 당신의 나라와 당신의 의를 구하겠습니다'하고 주장하면 안 되나요?


손주 도민이가 생후 40일경에 고열이 나서 고대 안암병원에 입원한 적 있습니다. 너무 어린것이 링거를 꼽고 큰 침대에 있는 모습은 부모뿐 아니라 외조부모인 저와 아내도 보고 있기 힘들었습니다. 온갖 검사를 하느라 도민이 몸에 주삿바늘을 수시로 꼽아대는데, 병명은 나오지 않고 며칠을 보냈습니다. 외할머니인 아내가 절실하게 기도했다고 하더라고요. 도민이를 무사히 퇴원시켜 주면 다시 교회 나가겠다고요. 만약 도민이가 잘못되면??? 결국 도민이는 열이 내리고 병명도 모른 채 일주일 정도 후에 무사히 퇴원했습니다.


아내의 기도는 어찌 보면 하나님을 반협박하고, 심지어 하나님과 거래를 하자고 한 것 아닐까요? 거래당사자는 아내와 하나님인데 거래대금은 교회에 지불하겠다니 혹시 제삼자 뇌물죄에 해당하는 것 아닐까요?


하나님은 항상 제 마음속에 계십니다.


제 친구의 외아들은 어머니의 반대를 무릅쓰고 10년 사귄 여자 친구와 함께 살며  최근에 아빠가 되었습니다. 어머니도 아이를 낳으면 어쩔 수 없이 아내를 받아들일 줄 알았나 봅니다. 그런데 아이가 쉽게 생기지 않아 시험관시술을 통하여 임신하고 출산했다고 합니다. 사실혼을 증명(증인 두 명을 세워)하면 시험관시술도 정부에서 90% 지원해 준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어머니는 아이가 백일이 되었는데도 아이를 보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안타까운 상황이 제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무슨 드라마 대본 같기도 합니다.


아들의 결혼을 극구 반대하는 어머니의 마음을 헤아려보고자 합니다.


박사학위까지 받은 외아들이 너무 자랑스럽습니다. 그런 아들이 결혼하겠다는 남의 딸이 성에 차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결혼은 거래니까요. 그리고 어쩌면 아들이 자신의 소유물이라고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역사적으로 아내와 자식은 가부장의 소유물이었습니다. 함무라비 법전의 내용(사피엔스를 통해)을 보면, 놀랍지만 그 당시 노예보다 상황이 좀 나은 소유물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결혼도 거래였습니다. 사랑해서 결혼하겠다는 것은 몇 천년동안 말도 안 되는 얘기였습니다. 다 아시는 '로미오와 줄리엣'의 줄거리가 사랑만으로 결혼할 수 없다는 것을 증명합니다.


결혼은 거래였습니다. 지참금이니 신부대니 하는 것들이 이를 증명합니다. 결혼예물, 예단 및 혼수니 하는 것도 거래임을 보여줍니다. 결혼은 사랑으로 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신랑신부도 있기는 합니다. 그렇지만 결혼정보회사들이 성업하고 조건에 맞는 상대를 찾아주는 앱을 보면 아직도 결혼은 거래인 것 같습니다. 하객으로 결혼식을 참석하면 수군대는 사람들 속에서 '신랑이 아깝다느니 신부가 아깝다.'는 말 쉽게 들을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의 마음속에 인식 못하지만 거래라고 보니까요.


여러분은 사랑으로 결혼하셨나요? 아니면 성공한 거래였나요?

여러분의 자식들의 결혼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사랑만으로 결혼할 수 있다고 보시나요?

결혼은 거래이니 당연히 수지타산을 따져보아야 할까요?


저는 결혼이 사랑일 수도 거래일수도 있듯이, 신앙도 순수한 믿음일 수도 거래일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혹시 하나님과 거래를 하고 계시지 않나요?


중독은 다른 좋은 경험을 맛볼 기회를 박탈하기 때문에 나쁜 것입니다. 이단이나 사이비 종교에 빠지는 것은 중독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믿는 하나님은 자비로운 하나님이라 중독을 요구하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혹시 습관적으로 주일을 지키고 계시지 않나요? 저는 습관도 중독과 마찬가지로 다른 좋은 경험을 할 기회를 박탈한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믿음이 중독이나 습관은 아닌지 항상 냉철하게 점검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이즈음 교회는 나가지 않지만 항상 주님을 생각하고 찾는 어린양입니다. 인생이 살아가는 것이 아니고 살아 내는 것이니까요. 힘들 때 의지할 하나님이 없다면 절망스럽지 않겠습니까? 하나님은 비빌 언덕입니다. 하나님의 존재 자체가 부정되면, 사람들의 삶의 의미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궁이에 던지우는 들풀보다도 의미 없는 존재입니다. 하나님이 저를 무슨 용도로 사용하실지 항상 궁금합니다. 의미 없는 생을 마치고 싶지는 않으니까요.


유대인인 유발 하라리가 쓴 '사피엔스'를 읽어 보셨나요? 이즈음 책 읽기가 힘든 세상이지만 인간은 사피엔스를 읽은 사람과 읽지 않은 사람으로 양분됩니다. 생의 의미나 종교의 기원과 같은 답 없는 질문에 관심 있다면 한 번 읽어보시기를 강추합니다. 답 없다고 생각했던 많은 질문에 대해 정답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방향은 제시합니다. 저는 사피엔스를 몇 번 읽고 마음이 많이 편해졌습니다. 하나님을 대하는 저의 태도나 종교에 대한 생각도 많이 정리되어 마음의 평안을 얻었습니다. 위원님들도 함 읽어보시기를 강추합니다.


저는 항상 짧게 기도합니다. 이제 차량위원님들과 짧게 기도하면서 마치겠습니다.

'이 모든 것 주님의 뜻대로 이루어짐을 믿습니다. 예닮교회의 차량위원님들과 함께 한 지금 이 시간도 주님이 주관하심을 믿습니다. 함께 한 위원님들의 마음의 평안을 기원합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렸습니다. 아멘'


이런 기회를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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