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biography
아들과 스시집 바테이블에 나란히 앉았다. 난 스시를 시키고 아들은 텐동을 시켰다. 내일 아침 서귀포에서 나만 귀경하니 마지막 함께 하는 저녁이다.
아들: 브런치 쓰면 돈이 돼?
나: 아니, 전혀 안돼.
아들: 유튜브처럼 광고가 없어?
나: 없어. 간혹 브런치글을 출판하는 사람들이 있지. 그리고 아마 강연 섭외가 들어올 수는 있겠지.
아들: 근데 왜 그렇게 열심히 써?
나: 쓰는 것이 재미있어. 뭔가 쓰려면 깊이 생각해야 하거든. 깊이 생각하는 것 자체가 재미있지.
아들: 티스토리는 광고가 있어서 돈이 되는 것 같던데.
나: 그래? 그 차이를 몰랐네. 가끔 검색하다 보면 티스토리 읽게 되지만, 거기 광고가 있는 줄은 몰랐는데.
아들: 그러면 브런치 쓰지 말고 티스토리로 써.
나: 돈이 되어야 얼마나 되겠어. 너나 지민이가 나 죽은 다음에 나 생각나면 보라고 쓰는 거야. 대부분의 글이 지민이와 너랑 함께 경험하면서 느낀 것들이라 지난 글 내가 읽어도 재미있거든.
아들: 침묵
기억되고 싶다. 그래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아버지 할아버지 제사를 열심히 지내온 것인지 모른다. 자기 제사도 열심히 지내면서 기억하라고. 존재의 의미가 없다. 그냥 하루하루 살아낼 뿐이다. 그러면서 마음 한 구석에는 영생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기억된다는 것은 소극적인 영생이다.
많은 사람들이 자서전을 쓴다. 위대하거나 유명해지면 자서전으로 돈도 생길 수 있다. 돈 때문에 쓰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은 자신의 기억을 정리하여 자신이 죽은 뒤에도 기억되고 싶은 마음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브런치에 난 자서전을 쓰고 있다.
손주 도민이 도은이가 나중에 커서 내 브런치 읽으면 외할아버지가 얼마나 예뻐했는지 알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