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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거니 Oct 10. 2024

배드민턴 중독을 돌아본다.

좋은 습관이라 영원할 줄 알았다.

문제가 생겼다.


아침마다 출근하다시피 하는 배드민턴 동호회에 문제가 생겼다. 동호회 문제라기보다는 체육관 문제다. 7개의 배드민턴 코트를 갖고 있는 체육관에서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동호회가 운영되는데, 체육관 지붕에 문제가 있는 것 같아 갑자기 체육관 사용이 중지되었다. 10월 5일부터 안전진단을 시작하는데, 진단하는데만 2개월이 소요되고, 진단 결과 보수가 필요하다면 보수에 얼마의 기간이 걸릴지 모른다는 것이다.


배드민턴에 중독되어 있는 나 같은 회원들이 멘붕이다.


체육관 건물 바로 옆에 4면의 코트를 갖고 있는 배드민턴 전용관이 별도로 있는데, 결국 동호회가 전용관으로 옮겨졌다. 그리고 시간이 변경되었다. 이미 전용구장을 사용하는 동호회가 있어, 내가 속한 동호회는 12:30부터 2:30까지로 시간이 변경되었다. 그리고 목요일은 전용관 대관이 있어 아예 운동을 못한다. 대신 일요일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할 수 있다. 토요일도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다. 운동시간이 아주 복잡해졌다. 적응에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배드민턴 구장이 변경되고 시간도 변경되었다. 동호회 환경에 큰 변화가 생겼다.


환경변화에 잘 적응하여 생존할수록 고등생물이라고 한다. 동호회는 어찌 되었든 생존은 했다. 그렇지만 한낮에 운동할 수 없는 회원들은 뿔뿔이 흩어져 한동안 정든 동호회를 떠날 수밖에 없다.


아침 먹고 습관적으로 운동했다. 좋은 습관이라 영원할 줄 알았다. 그렇지만 습관이 자의가 아닌 환경에 의해 변화가 요구된다.




습관적인 일상을 돌아볼 좋은 기회다.


더 좋은 습관을 만들 기회라고 생각한다. 운동중독처럼 비록 좋은 중독이라 간주되어도, 중독은 다른 좋은 기회의 가능성을 차단한다. 무엇인가에 중독되면 다른 좋은 습관을 가질 기회를 상실한다. 해보지 않고는, 경험하지 않고는, 무엇이 좋은지 알 수 없다.


나이 들수록 일상의 변화가 싫다. 변화에 적응하기 귀찮다(?). 잘 살고 있는데...


일상을 변화시킬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눈만 뜨면 아침식사하고 체육관을 향했지만 이제는 오전에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 출근해야 할 이유가 없는 은퇴한 어르신은 많은 선택이 가능하다. 중국어 또는 스페인어를 배울 수도 있고, 독서와 글쓰기를 정례화할 수도 있고, 오전의 영화감상을 위해 영화관을 순회할 수도 있다.


좋은 계절인 10월에 더 좋은 습관을 만들기 위한 방황(?)을 시작한다.


https://brunch.co.kr/brunchbook/badmin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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