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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거니 Aug 01. 2016

트라브존 정말 괜찮은 도시다.

터키 여자들이 나를 반긴다.

트라브존 정말 괜찮은 도시 같다.

도시 전체 크기도 그렇지만 웬만한 것이 중심지역에 다 몰려 있다. 걸어서 돌아보기에 적당한 크기이다. 그리고 수멜라 수도원이 복원 중이라 그런지 몰라도 관광객이 없다. 흑해 연안의 잘 정비된 조용한 도시인 것 같다.

수멜라 수도원 가는 교통편을 알아보기 위해 중앙광장에 있는 공식적인 관광안내소에 갔다. 나 밖에 없다. 젊은 아가씨 둘이서 엄청 반긴다. 지도를 꺼내 놓고 이것저것 엄청 소개한다. 심심했나 보다. 터키의 독립전쟁 영웅이고 초대 대통령으로서 현재의 터키의 모습을 만든 국부 아타튀르크의 별장이며 트라브존의 옛 요새며 온갖 것을 너무나 열심히 설명한다. 너무 열심히라 사실 난 그런 것에 관심 없다고 말할 수가 없다. 트라브존 일대를 사진 찍어 정리한 사진첩까지 준다. 터키어와 영어로 설명되어 있다며... 사진을 보며 읽는 것만으로 관광을 대신해도 될 정도로 깔끔하고 작다. 심지어 내가 이제 고맙다고 하고 갈려고 하니까 같이 사진 찍고 싶단다. 어울려 사진 찍었다.

트라브존의 호텔비는 여타 터키의 도시에 비해 좀 비싸지만 다른 물가는 훨씬 저렴하다. 돌무쉬를 타고 수멜라를 가기 위한 마츠카를 갔다. 무려 30킬로나 떨어져 있는데 터키 돈으로 3리라다.(1150원) 다른 관광지에선 이 정도면 5리라 이상일 텐데... 대부분의 돌무쉬에 요금표가 붙어 있는데 그 차에만 없었다. 운전기사가 "Three"라고 하길래 달라말고 리라로 얼마냐고 내가 다시 물었다. 엉뚱하게... 마츠카에서 수멜라 수도원은 17킬로이다. 택시 대절 비용은 수멜라에서 한 시간 정도 기다려주고 왕복 70 리라였다. 안탈리아나 울루 데니즈 등의 택시값에 비하면 반 수준인 것 같다.

수멜라 수도원과 가장 가깝게 갈 수 있는 곳에서 사진을 찍으며 둘러보는데 터키 가족이 있었다. 딸과 아들을 데리고 온 부부였다. 엄마가 아니고 아버지가 복숭아를 열심히 깎아서 가족들에게 한쪽씩 나눠준다. 정말 착한 아버지다. 황도복숭아의 좋은 냄새가 풀풀 난다. 나도 복숭아 좋아하는데... 그리고는 이번에는 자두를 꺼낸다. 그러더니 갑자기 밑도 끝도 없이 내게 자두 하나를 내민다. 이게 웬 자두냐 하며 기다렸다는 듯이 땡큐 소 마치 하며 맛있게 홀딱 먹었다. 히잡을 쓴 중3 정도 되어 보이는 딸이 자꾸 나를 보고 웃는다. 그래서 내가 어디서 왔냐고 물었다. 투르케란다. 투르케가 어딘지 난 모른다. 그러자 엄마가 나더러 어디서 왔냐고 묻는다. 코리아라고 하자 아아 하며 다들 어딘지 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는 갑자기 딸이 웰컴 한다. 그러더니 엄마가 같이 사진 찍고 싶단다.

터키 여자들이 오늘 나를 왜 이렇게 반기는지 모르겠다. 아침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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