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dy Scrub

Episode 4

by 재거니


숙소 근처에 'Ye Spa'란 세련된 간판이 보인다. 깨끗한 새 건물 2층에 자리 잡고 있다. 구글맵에서 찾아 리뷰를 살펴본다. 한국 여자가 주인이고,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좋은 리뷰 일색이다. 리뷰를 부탁해서 올리는 것은 주인의 욕심이다. 그렇지만 욕심 없는 호모 사피엔스가 있던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2층으로 올라갔다. 유리문을 열고 들어서니 세련된 간판만큼이나 신경 쓴 인테리어가 눈에 들어온다. 'Spa'는 'Massage'보다 깨끗한 시설로 인하여 비싼 마사지샵이라는 인식이 있다. 그리고 샤워시설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특별한 서비스를 제공할지도 모른다. 아직 정오 전이다. 데스크에 놓여 있는 서비스메뉴를 훑어본다. 아직 주인은 출근 전인지 필리핀 여인 둘이 데스크를 지키고 있다. 한 페이지 가득 있는 메뉴 제일 아래에 'body scrub and massage'란 서비스가 눈에 띈다. Body scrub을 번역하면 몸 문지르기. 만약 박박 문지른다면 때밀이다. 무엇인지 궁금하다.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여인이 샵의 제일 안쪽으로 안내한다. 미닫이 문을 여니, 마사지 침대가 무려 6개가 보인다. 한쪽 벽에 완전히 개방된 제법 넓은 샤워시설이 있다. 이른 시각이라 그런지 아무도 없다. 샤워를 하고 준비되면 벽에 붙어있는 벨을 누르란다. 그러면서 담뱃갑 반만 한 작은 뭉치를 하나 준다. 포장을 뜯으니 난생처음 보는 일회용 팬티다. 샤워를 하고 이것을 입고 있으란 것이다.


샤워를 하고 삼각팬티보다도 작고 엉성한 스타킹 같은 재질로 만들어진 일회용 팬티를 입었다. 검은색이지만 속이 다 보인다. 완전 나체는 아니란 것을 누구에게 증명하고자 함일까? 마사지하는 여인에게? 마사지받는 손님 자신에게? 아니면 누구에게?


마사지사가 들어오더니 마사지 침대 위에 방수포 같은 것을 깐다. 그 위에 누으란다. 차가운 방수포에 몸이 닿으니 섬뜩하다. 촉감이 싫지만 이미 시작된 것을 어찌할 수 없다. 벗은 몸을 누이자 여인이 흰색의 액체를 내 몸에 바른다. 액체도 차갑다. 그리고 때수건으로 내 몸을 문지르기 시작한다. 하얀 액체 속에 있는 소금 같은 알갱이가 꺼끌꺼끌하게 느껴진다. 수명을 다한 각질이 떨어져 나가고 있다. 그녀는 몸 구석구석을 바르고 문지르기를 반복한다. 몸 전체가 하얀 액체로 뒤덮이자 반바지와 티셔츠를 가리키며 샤워를 하고 준비되면 벨을 누르란다.


샤워장의 하수 구멍 옆에 입고 있던 일회용 팬티가 널브러져 있다. 집어서 쓰레기통에 넣고 싶은 충동을 느끼지만 쓰레기통이 없다. 피부가 매끄럽다. 우유 같은 액체로 온몸을 문질렀으니 당연할 수밖에. 몸에 비누칠을 하지 않았다. 매끄럽고 부드러운 이 촉감이 사라질까 봐. 몸에 묻어 있던 액체로 사타구니 비롯하여 일회용 팬티에 감추어져 있던 부분을 열심히 문질렀다. 매끄럽고 부드러워지라고.


바디 마사지를 끝내고 나왔다. 서비스 가격이 1500페소였는데 1100페소 만을 내라고 한다. 시간이 일러 할인해 준단다. 조조할인이다. 예상치 않은 할인에 기분이 좋아졌다. 내 벗은 몸을 문질렀던 여인이 출입문 옆에 서있다. 그녀에게 거슬러 받은 400페소를 건넸다.


그녀의 얼굴에 미소가 번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