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들은 곧 칠순을 맞는 60대 후반 어르신들이다.
한 친구는 추풍령 산골 자락에 농막을 짓고 혼자 들어가 산지 제법 되었다. 가끔 서울에 볼 일이 있어 올라오지만 주거지는 농막이다. 아버지 가신 지는 제법 되었고, 어머니가 그동안 혼자 생활하셨다. 그런데 지금은 어머니 집에서 어머니와 둘이 산다. 이제는 어머니가 혼자 있는 것을 매우 불안해하시기 때문이다. 반나절 요양보호사가 매일 온다. 농막이 잘 있는지 가보고 싶지만 여의치가 않다. 어머니의 불안이 점점 높아만 가기 때문이다. 이렇게 생활한 지 제법 되었지만 언제 끝나 자유롭게 농막에서 지낼 수 있을지 모른다.
국민학교 동창인 친구는 맏딸이다. 역시 어머니 혼자 산다. 주중에 하루 어머니 집에 가서 자고 온다고 한다. 남동생은 주말에 어머니와 식사를 하고, 제주도 사는 막내 여동생은 자기가 외국여행 가면 올라온단다. 이런 루틴이 만들어진지 제법 되었단다. 어머니와 24시간을 함께 하고 어머니 집을 나설 때면 마음이 짠하단다. 매주 이런 짠한 마음이 언제까지 갈지 모른다.
한 친구는 어머니를 지방 사는 누님이 모시다가 치매가 계속 심해져서 근처 요양원에 모셨단다. 매주 주말에 어머니 보러 지방나들이를 한다. 나랑 조지아 트레킹 여행을 계획했다가 어머님 상태가 안 좋아 (혹시 여행 중에 위독하거나 임종하셨단 소식받을까 봐) 여행을 취소했는데, 취소한 여행이 벌써 1년을 훌쩍 넘겼다.
어르신들이 더 연로한 부모님 챙기느라 한시적으로 자유를 박탈당하고 산다. 정해진 기간이 없으니 언제 끝날지 모르면서 기다릴 수밖에 없다.
무엇을 기다린단 말인가?
p.s. 아인슈타인이 1955년 76세에 사망했는데, 1951년에 조지아텍을 방문했단다. 그 당시 이동의 질이 지금과 비교할 수 없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