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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박페페 Oct 20. 2020

동서고금 남녀노소 좋은 인상은 바로 안다

여행자로서의 당신은 길을 물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 지나가는 누군가 중 누구에게 물었는가. 안전해 보이고 친절해 보이는 누구였을 것이다. 여행자가 당신에게 길을 묻는다면 당신은 좋은 인상을 가졌음에 틀림없다. 그 여행자는 안전하고 친절해 보이는 당신에게 다가갔을 테니까.

생활의 터전에서는 아는 사람이 가장 안전한 대상이다. 낯선 곳에는 아는 사람이 없다. 판단의 기준은 본능적이고 직관적이다. 이때 첫째 고려요소가 인상이다. 얼굴에 웃음기가 있고 푸근하고 따뜻함을 품고 있으면 최고다. 낯선 이에게 굳이 꾸민 표정을 내 보일 이유가 없으니 그 사람의 평소 얼굴일 가능성이 높다. 

지하철 안에서 우리는 무방비 상태의 얼굴들을 만난다. 직장에서 학교에서 집에서 그들의 표정은 많이 다를 것이다. 어느 쪽이 진짜 얼굴이냐는 차치하더라도 누군가와 상대하고 있을 때와 지금 지하철 안에 홀로 있는 얼굴을 사진으로 남긴다면 같은 사람이 아닐 수도 있다. 여행자가 만나는 얼굴은 지하철 안의 얼굴이다. 누군가를 의식하지 않고 이해관계 없이도 좋은 얼굴로 보여진다면 일단은 좋은 사람이라고 봐도 좋지 않을지.


나라마다 선호하는 얼굴이나 스타일은 다르다. 아름답고 예쁜 걸 공통적으로 좋아한다지만 그 기준은 차이가 있다. 어느 나라에서 멋지다는 배우가 우리 기준으로는 그냥 그렇기도 하고 우리 눈에 멋진 이가 다른 곳에서는 그저 그런 인물이 되기도 한다. 그렇지만 길을 찾는 이가 만나고 싶은 대상은 일치한다. 연예인처럼 아름답고 예쁠 필요 전혀 없다. 친절하고 따뜻한 이다. 

그 나라 말을 몰라도 서로 반대되는 형용사, 예컨대 길다-짧다, 많다-적다, 덥다-춥다 등을 나열해 놓고 맞춰 보라 하면 거의 맞힌다고 한다. 형용사안에 느낌이 배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사람의 인상도 그런 게 아닐까. 그 사람이 살아 온 심성이 느낌으로 배어 있는 것. 동서고금 남녀노소 좋은 인상은 그냥 바로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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