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내 얘기를 쓰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만 가지고 시작한 일이었다. 구체적인 목표도 계획도 없었다.
그럼에도 여행 기간 등을 제외, 일주일에 두 편 꼴로 글을 발행했고, 어느덧 2주년을 맞았다.
글쓰기 2주년, 발행글 177편.
이 정도면 꾸준하게 잘해왔다고 말할 수 있을까.
사업가이자 유튜버인 '자청'의 책 <역행자>에는 '22전략'이라는 게 나온다. '22전략'이란 '2년간 하루에 2시간씩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전략'을 말하는데, 어쩌다 보니 이 전략을 어설프게나마 실천한 셈이 되었다.
하지만 그건 내가 독서와 글쓰기를 내게 주는 위안의 시간으로 여겼기 때문이지, 성공을 위한 전략이라고 생각했으면 이 일을 2년 동안 지속할 수 있었을까?
22전략을 매일 실천하는 건 무척 힘든 일이다. 이 책을 읽은 사람 중 이걸 실천하는 비율은 0.1%도 안 될 것이고, 일주일에 한두 번 이상 실천하는 비율은 그중 5% 정도일 것이다.
이래서 인생이 참 쉬운 것이다. 아무도 이 쉬운 것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역행자> 중
한 유튜브 채널에 내가 좋아하는 세 언니가 나왔다.
홍진경, 장영란, 이지혜.
지혜: 언니, 팁 좀 줘. 어떻게 해야 오래 살아남을 수 있고,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는지.
진경: 그런 게 목표가 되면 안 돼. 그냥 즐기면서 빠져서 해야 돼!
영란: 근데 니가 하고 싶은 거는 뭐야?
지혜: 나는 내가 내 채널 안에서 다 해 보는 것 같아.
진경: 하고 싶은 거 다 하는 거 좋아.
(하지만) 그 모든 걸 관통하는
어떤 하나의 맥락은 있어야 돼.
나는 그게 공부야.
내 브런치, 이 공간 안에서 나 역시 내가 쓰고 싶은 글을 마음껏 쓰고 있다. 돈 한 푼 벌리지 않는 일이지만, 그래서 더 자유로울 수 있었다.
하지만... 하나의 맥락? 내 글에도 그런 게 있을까?
나는 픽션을 쓰지 않는다. 픽션을 쓰기엔 상상력도 필력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대신 내 글에는 내가 들어있다.
나의 현재와 과거의 모습을 담은 내 글들 속에는 나의 기쁨과 나의 성취와 나의 아픔이 고스란히 녹아 있으며, 그 안에는 후회와 반성이 있고 인정과 감사가 있으며, 인정하건대 정보 공유 혹은 에피소드 공유를 빙자한 자랑도 두 스푼쯤은 섞였을 것이다.
그런 제 이야기를 여러분들과 나눌 수 있어 늘 기쁘고 감사한 마음입니다. 2024년에도 제 글쓰기가 계속된다면 그건 모두 다 글벗님들 덕분일 거에요.
감사합니다.
사진 출처: unsplash.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