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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Lee Mar 05. 2024

악플, 어디까지 받아봤니?

유리멘탈이 살아남는 법


악플 청정구역 브런치에 살고 있습니다.


브런치라고 해서 악플에서 100% 자유로운 건 아니겠지만, 다른 글쓰기 플랫폼에 비하면 온실 같은 곳이란 건 다들 인정하실 거예요.


악플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저 역시 악플을 두려워하는 사람 중 하나인데요, 브런치에 글 쓰는 김에 '오마이뉴스' 같은 플랫폼에도 기고해 볼까 생각했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마음을 접은 것도 바로 그곳의 야생성이 두려웠기 때문입니다.





처음 악플 비슷한 걸 받았을 때가 생각나네요.


제가 외국인인 제 남편과의 에피소드에 대해서 쓴 글이었는데, 어떤 분이 "제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댓글을 다셨어요.


브린이 시절, 그저 서로 우쭈쭈 해주는 분위기 속에서 "짜란다 짜란다 짜란다"하는 식의 댓글만 보다가 처음으로 받은 다소 부정적인 댓글이라 많이 놀랐었어요. 가슴이 콩닥대더라고요.


그 댓글을 몇 번이나 곱씹어 읽은 후, 그날밤 남편한테 그 얘기를 했습니다.


너는 브런치에 글 쓰는 이유가 뭐야?


남편의 첫마디는 이거였어요. 응? 악플 얘기하고 있는데 생뚱맞게 갑자기 왜 글을 쓰냐니?



"처음 브런치 시작할 때, 그냥 네 얘기하고 싶어서 시작한 거 아니었어?"

"응 맞지."


"정치적인 얘기나 사회 이슈 등 얘기하면서 옳고 그름을 따지려던 건 아니었잖아?"

"응, 그런 건 전혀 아니지."


"그럼 너는 그냥 네 얘기를 하면 돼. 네가 네 얘기를 하듯, 그분은 그냥 그분 생각을 얘기한 거야."

"아... 그렇네..."



남편의 얘기를 듣고 그 댓글을 다시 보니 같은 글이 더 이상 '악플'로 보이지 않았어요. 모두가 내 얘기에 동감할 수도 공감할 수도 없는 게 너무나 당연한 건데 제가 생각이 짧았더라고요.




브런치 글쓰기 2년여간, 위의 댓글을 시작으로 간혹 비슷한 종류의 댓글을 받은 적은 몇 번 있었습니다.


하지만 180편이 넘는 글을 쓰는 동안 고작 "네 의견에 동의할 수 없어" 수준의 댓글이 가장 덜 따뜻한 댓글이었다고 하면 이거 악플은커녕 감사해야 할 일이겠죠?


그나마 제일 타격감이 있었던 얘기는 저의 취미발레 글에 달린 바로 이 댓글이었는데요...

문어4186님... 이 댓글 남기고 좋은하루 보내셨습니까?


솔직히 너무 어이가 없어서 그냥 웃었어요. 일부러 지우지 않고 그냥 뒀던 댓글인데, 헤드라잇이 문을 닫게 되어 아마 이 글도 조만간 사라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공개적인 곳에 글을 쓰는 이상 악플을 받게 될 위험은 작가인 제가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다만 오로지 상처를 주기 위한 목적으로 쓴 자극적이고 공격적인 악플이 아닌 이상, 그저 나와 다른 생각을 가졌다고 해서 모두 악플로 치부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하니, 간혹 접하는 '이견(異見)'을 대할 때 조금은 마음이 편해지더라고요.



인간에게는 '군중심리'가 있다고 하죠.


아마도 제 글에 그간 진짜 상처가 될만한 악플이 없었던 건, 제 얘기를 늘 좋게 봐주시고 종종 따뜻한 공감 댓글까지 남겨 주시는 여러 글벗님들 덕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늘 감사합니다.




사진 출처: unsplas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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