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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Lee Mar 13. 2024

캐나다 남자 화장실에 탐폰이 있는 이유


회사 남자 화장실에 탐폰이 들어왔어!


어느 날 퇴근해서 돌아온 남편이 회사 남자 화장실에 여성 생리용품 보급기가 설치됐다고 했다.


여자 화장실에 설치됐어야 할 보급기가 실수로 남자 화장실에 설치된 건가 싶었는데, 그게 실수가 아니었음은 바로 그다음 날, 매니저로부터 전해진 공지사항을 통해 알게 되었다.



생리용품 보급기 설치는 의무사항이며,
누구도 함부로 훼손해서는 안됩니다.


실제로 캐나다는 2023년 12월 15일 자로, 캐나다 연방 정부의 규제를 받는 모든 고용주는 직장 내 생리용품을 무료로 제공해야 하는 것을 의무화했다.




그런데 남자 화장실엔 왜?


다양성을 존중하는 나라답게, 트랜스젠더 같이 남자 화장실을 이용하기는 하지만 신체구조는 여자인 사람들까지 고려했기 때문이다. 물론 캐나다라고 해서 전 국민이 성소수자를 지지하는 건 아니므로, 이 같은 결정에 불만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하지만 이 문제에 대한 논란은 일단 접어두겠다.




그럼 캐나다에서는 생리용품이 공짜야?


2019년 캐나다 BC주는 공립학교 화장실에 무료 생리용품의 비치를 의무화했다. 이는 캐나다 정부의 성평등을 위한 다양한 노력 중 하나로, 노동부 장관은 "생리용품을 다른 기본 위생용품 목록에 포함하는 것은 합리적인 일"이라고 밝혔고, 학생들은 언제든 무료 생리용품을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그 뒤로 그 법안은 점점 확대되었고, 이제는 연방 정부의 규제를 받는 모든 고용주에까지 의무화된 것이다.




다른 나라는 어때?


생리용품 무료 제공안은 이미 다른 여러 나라에서도 시행되고 있는 일로, 미국 뉴욕시에서는 2016년 이미 '공짜 생리대 법안'이 통과됐다. 모든 공립학교와 무주택자 쉼터, 교도소 여성들에게 생리용품을 무료로 보급한다는 법안이었다.


스코틀랜드는 2018년 중,고,대학생을 대상으로 무료 생리용품을 제공한다고 결정함으로써, '세계 최초로 생리용품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나라'라는 타이틀을 얻었으며, 프랑스와 영국 등 다른 유럽국가에서도 비슷한 법안을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나라에서는 높은 탐폰세를 부과하는 등 여전히 개선할 점이 있다는 문제점이 제기되어 왔다.




잠깐, 탐폰세가 뭐야?


'탐폰세 (Tampon Tax)'는 생리용품에 부과되는 각종 세금을 통칭하는 용어로, 캐나다, 호주, 영국 등에서는 이미 전면 폐지됐으며, 독일도 2021년 세율을 19%에서 7%로 낮췄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유럽 국가에서 생리용품이 담배나 와인 같은 '사치품'으로 분류되어 높은 세율을 적용받는다.


참고로, 한국은 2004년 이미 생리대에 붙는 세금을 전면 폐지했다.





딱 1년쯤 전, '여성인권'에 관한 글을 하나 올렸었다.



월경을 터부로 여기는 아프리카 사회에서 "월경 수치심 (Period Shame)"에 반대하는 운동을 지속적으로 해 온 한 여성 의원에 대한 글이었는데, 불과 1년 후 캐나다에서는 학교와 공공단체는 물론 심지어 직장 내 남자 화장실에서까지 무료 생리용품을 보게 되는 큰 변화를 맞았다.



여성의 생리가 보통 한 달에 한 번, 한 번에 7일간 지속된다고 한다면, '가임기 여성의 25% 늘 생리 중'이라는 단순한 계산이 나온다.


잎으로는, 최소한 생리대를 살 돈이 없어서 학교를 빠지거나 사회생활에 큰 제약을 받는 사람은 없어질 것이라는 뜻에서 이번 캐나다의 '생리용품 무상 보급안' 시행은 꽤나 의미 있는 변화가 아닌가 싶다.



#FreeThePeriod

#EndPeriodPover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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