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전 <라디오스타>에 배우 장혁이 나왔다.
와이프와 아이들을 해외로 보내고 현재 기러기 생활 중이라는 그는 혼자 지낸 지 벌써 1년 반이 되었다고 했다.
그리고 그 얘기가 끝나자마자 처음으로 나온 질문:
그러면 식사는 어떻게...?
하아... 다 큰 성인이 알아서 먹겠지, 인구의 3분의 1이 1인가구라는 요즘 세상에 뭘 새삼스레 밥 걱정을 하냐 생각하고 있는데, "밀키트를 자주 이용한다"는 장혁의 답변에 탄식이 쏟아졌다.
그게 왜?
밀키트 이용하는 게 뭐가 그리 짠한 일인지, 이거 나만 이해 못 하는 건가?
부모의 손길이 필요한 어린아이도 아니고 경제적으로 궁핍한 사람도 아닌데, 배달음식을 시켜 먹든 나가서 사 먹든 알아서 잘 먹고 잘 살겠지.
널린 게 맛집이고, 하루배송에 새벽배송에 원하는 건 바로바로 받아볼 수 있고, 휴대폰 클릭 한 번이면 먹고 싶은 음식이 총알 배달되어 오는 세상인데...
게다가 요새 밀키트는 또 얼마나 잘 나오는지, 신선한 재료 싹 손질해서 필요한 것만 쏙쏙 담아 넣고 거기에 친절하게 레시피까지 알려주니, 이거 나 같은 요알못도 웬만해선 뚝딱뚝딱하겠더만. 종류도 다양하니 입맛대로 취향대로 골라 먹는 재미도 있고.
남자가 혼자 산다는 얘기에 끼니 걱정부터 하고, 마냥 안쓰러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런 진부한 레퍼토리도 이제는 바뀔 때가 지나지 않았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