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범죄자가 되어도 난 무조건 널 사랑해." 엄마는 말했다.
언제 들었는지, 왜 들었는지, 도대체 내가 그 순간에 얼마나 무너져 있었기에 엄마 입에서 이런 말까지 나왔는지 자세히 기억나진 않는다. 그런 내게 엄마는 말했다. 걱정 말라고. 무슨 일이 있어도, 세상 사람들이 다 손가락질할 죄를 저지른대도 나만은 너를 사랑한다고.
인생 대부분의 문제가 그렇듯, 어린 나를 벼랑 끝까지 몰아붙였던 그 힘든 문제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레 해결됐다. 하지만 엄마의 말은 남았다.
아이러니하게도, 한 사람에게 옳은 길을 걷고 싶다는 마음을 심어주는 것은 그런 말들이다. 비뚤어지면 버리겠다는 말이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하겠다는 말들.
서메리 작가의 <오늘은 버텨내는 데 때로 한 문장이면 충분하니까>를 읽다가, 너무 좋아 읽고 또 읽고 이렇게 필사까지 해놓았던 글귀가 있었습니다.
고이 간직해 뒀던 그 글귀가 이렇게 오랜만에 생각난 건, 김윤나 소장의 <엄마의 말그릇>이란 책에서 비슷한 내용을 봤기 때문이었어요.
공부를 잘하든 못하든, 성격이 어떠하든 상관없이 '너는 지금 모습 그대로 귀하다'며 품어주는 부모의 그 말은, 어쩌면 우리의 어린 시절에도 필요했던 말일지 모릅니다.
뭔가를 잘했거나 기특할 때가 아닌 평범한 순간에 일부러 애정을 표현해 보세요. 밥 먹다 눈이 마주쳤을 때, 소파에서 만화책을 읽으며 빈둥거리고 있을 때, 과일을 우걱우걱 먹고 있을 때 갑자기 "사랑해"라고 말합니다. 존재를 환영하는 말은 특별하지 않은 순간에 들었을 때, 더 큰 빛을 발한다고 믿으니까요.
여러분은 어떠세요?
어린 시절 이런 말을 들으며 자라셨나요?
저는 그러진 못했습니다. 사랑을 못 받아서가 아니라, 충분히 화목한 가정이라 할지라도 그 넘치는 사랑을 표현하는 데에는 서툴던 시절... 그때는 그랬으니까요.
하지만 다들 아실 거예요.
무. 조. 건.
그야말로' 아무 조건 없이 어떤 상황이 되어도 날 사랑해 줄 사람이 있다는 믿음'이란 얼마나 고귀한 것이며 가치 있는 일인지.
여러분도 그 가치 있는 믿음을 내 아이에게는 충분히 그리고 자주 표현해 주시면 어떨까요?
너는 내게 너무너무 소중하고,
그 존재만으로 이미 충분하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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