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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Lee Aug 07. 2024

내가 나이 듦을 느낄 때


지난주 시아버지가 심장 수술을 받으셨다.


수술은 잘 끝났지만, 생각보다 회복 속도가 늦어 정신을 차리시는 데도, 인공호흡기를 떼는 데도 예상보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아무 일 없겠지 하면서도 이따금 불안해지는 마음은 어쩔 수가 없었다.


며칠 전에는 가장 가깝게 지내는 친구가 아버지의 암 소식을 전해왔고, 그녀의 울먹거림에 나도 덩달아 눈물이 났다.




경조사에서 '경사'보다 '조사'가 많아질 때 나이 듦을 느낀다고 하던데, 지난주는 유독 내 가족, 그리고 친구의 가족 소식에 마음이 덜컹거리는 날이었다.


오는 세월 막을 수 없다더니, 나도 이렇게 나이를 먹었는데 그 야속한 세월이 부모님은 피해 가겠냐만은, 주름 한 개, 흰머리 한 올 조금씩 늘어나는 잔잔한 호수 같은 날이 이어지다가 이렇게 한 번씩 파도가 밀려올 때면 나도 모르게 덜컥 겁부터 난다.



앞으로 내 인생에 또 얼마나 큰 파도가 나를 덮쳐올까.


이왕 올 파도라면, 그리고 피할 수 없는 파도라면, 집채만 한 크기에 숨이 꼴깍 넘어가는 그런 파도 말고 작은 튜브 하나만 있어도 대롱대롱 매달려 숨은 쉬어지는 그런 파도가 되기를 바라본다.




사진 출처: unsplas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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